산간 벽지 등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깨끗한 음질의 음악과 뉴스 등을 골라 들을 수 있는 위성 라디오 방송 서비스가 지난해 미국에 첫 선을 보인지 1년이 지났지만 가입자가 기대에 못 미치고 투자자금도 바닥을 드러내는 등 ‘2중고’를 겪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위성 라디오 선두 업체 XM새틀라이트라디오(http://www.xmradio.com)는 지난해 9월 무려 100여개 채널을 운영하는 위성 라디오 방송의 첫 전파를 발사한 후 약 13만7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또 올해 2월 위성방송을 시작한 시리우스새틀라이트라디오(http://www.siriusradio.com)는 약 7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주로 자동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제공되는 XM위성라디오 방송의 매력은 100여개에 달하는 뉴스와 음악 등의 채널을 콤팩트디스크(CD) 수준의 깨끗한 음질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약 절반에 해당하는 50여개 채널은 광고방송이 전혀 없다.
그러나 위성방송을 청취하기 위해서는 약 100달러의 수신기를 설치하는 외에 매달 9달러 99센트의 요금을 내야하는데 최근과 같은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에게 이 정도의 비용도 큰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라디오 방송에도 본격적인 다채널 시대를 열겠다던 두 회사의 장밋빛 계획은 처음부터 크게 빗나가고 있다.
XM은 올해 말까지 3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오는 2004년 그 수를 400만 명으로 늘려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장기화하는 경제불황 등의 주변여건을 감안할 때 이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위성방송 회사들의 가입자 유치 차질은 곧바로 적자누적, 운영자금 고갈 등의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 XM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1억5700만달러에 불과하고 또 후발주자인 시리우스도 3억2700만달러밖에 안 남아, 모두 추가 투자자금 모집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한편 모건스탠리딘위터의 분석가 비제이 제이안트 등 전문가들은 “위성라디오의 성공은 앞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위성라디오를 자동차에 장착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최근 XM새틀라이트에 1억2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내년부터 캐딜락 모델과 20개의 다른 차종에 위성라디오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포드 자동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도 각각 최근 시리우스와 제휴해 오는 2003년부터 고급형 자동차 전 차종에 위성라디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혀 위성라디오방송 업체들에 희망을 주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