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MS 유럽서 재격돌

 미국과 유럽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공방을 벌였던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 시장에서 다시 한 번 맞붙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유럽과 MS는 최근 런던에서 개최된 비디오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ECTS에서 플레이스테이션2(PS2)와 X박스의 유럽 소매가를 현재 299유로에서 249유로(244.80달러)로 각각 17%씩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이와 함께 앞으로 수백만유로를 PS2 광고 캠페인에 투자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MS는 지난 3월 X박스를 479유로에 유럽에서 선보였으나 수요가 부진하자 한달뒤 299유로로 인하한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양사가 지난 5월말 미국에서 각각 299달러에 판매되던 PS2와 X박스의 가격을 199달러로 무려 33%나 인하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인하를 예견해왔다.

 이와 관련, MS의 유럽지역 X박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샌디 듀캔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대비하기 위해 전부터 가격인하를 계획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가격인하는 가뜩이나 게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소니와 MS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X박스의 경우 고성능 그래픽 칩, 내장 고속 모뎀, 하드디스크 등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 단가가 높아 소니나 닌텐도 등에 비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입장이다.

 애널리스트들은 X박스의 경우 고성능 그래픽 칩, 내장 고속 모뎀, 하드디스크 등을 장착했기 때문에 MS는 X박스 1대가 팔릴 때마다 76∼105달러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디오 게임기 업체들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이 시장에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게임 타이틀의 높은 부가가치 때문이다.

 게임기 업체들은 게임 하나가 팔릴 때마다 10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있는데 보통 게이머들은 일년에 40∼50달러에 판매되는 타이틀을 4, 5개 정도를 구매한다.

 업계 뉴스레터인 게임스애널리스트는 유럽의 비디오 게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가 올해 7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시장이 31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재 유럽의 비디오 게임기 시장은 소니가 65%의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소니는 전세계적으로도 지난 2000년 3월 일본에서 PS2를 처음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누적 3300만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MS는 지난해 11월 미국 시장에 X박스를 처음 선보인 이후 지난 6월말까지 390만대를 판매, 소니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소니에 이어 세계 2위의 비디오 게임기 업체인 닌텐도는 게임큐브의 유럽 소매가를 이미 199유로로 낮췄기 때문에 추가 인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소니는 PS2로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네트워크 어댑터를 39.99달러에 북미 시장에 내놓았다. 소니는 내년 3월 마감하는 회계년도까지 북미시장에서 어댑터 5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