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기 맞은 `DVDP 수출`

 과도한 로열티 부담과 중국산 저가제품의 범람으로 인해 우리의 전략수출상품인 DVD플레이어(DVDP)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특히 이 시장에 신규 진입한 중국 업체들의 저가·물량 공세와 이로 인한 가격폭락에 국내 업체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수출시장을 내줘야 할지 모른다니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1대당 89달러였던 중국산 DVDP 최저 공급가격이 지난해 말에는 69달러, 연초에는 64달러로 떨어졌으며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에는 59달러대로 곤두박질칠 것이란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연초 189달러선(179∼199달러)에 거래되던 일본 소니사 제품이 연말에는 129달러대로, 파나소닉사 제품은 119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119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산 제품의 가격인하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연초 20만∼25만원선에 거래되던 중국산 제품이 15만원대로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2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국산 제품의 가격인하는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DVDP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중국 업체들이 이처럼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며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는 주 요인은 저렴한 인건비다. 또 DVD 생산시 DVD포럼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 부담이 적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잘 알다시피 DVDP는 대용량 정보 저장은 물론 MPEG2(동영상압축표준) 방식의 영상 디코딩(압축해제)으로 고화질·음질 구현이 가능하다. VCR를 대체할 새로운 멀티미디어 매체로 각광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시장전망도 밝은 편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4300만대, 내년에는 5000만대로 예상되는 등 DVDP 세계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DVDP제조업체들에 기능을 간소화하고 가격을 낮춘 보급형 제품과 기능을 차별화한 고가형 제품을 개발하는 등 가격하락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저가 제품으로 파상공세를 펼치는 중국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VCR기능을 갖춘 DVDP 복합기와 기능·디자인에서 차별화된 고급제품의 개발을 통해 시장을 양극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DVDP를 우리의 수출주력산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디지털 제품에 대한 원천기술 및 국산화율 제고다. 디지털 전자제품에 주로 쓰이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유기EL 등 3대 평판디스플레이(FPD) 제품의 부품·소재·장비 국산화율이 40%를 넘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특히 DVDP의 경우 레이저다이오드, 포토다이오드, 칩세트, 모터, 고전력 모듈, 중앙연산처리장치(CPU) 등 핵심부품을 중심으로 무려 70%를 수입제품으로 충당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15%에 달하고 있는 로열티도 문제다. 부품수입에다 로열티를 합치면 DVDP 가격의 85%에 해당하는 돈이 외국으로 나가는 셈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DVD에 여러 기능을 넣은 복합제품 개발과 함께 부품이나 원재료에 대한 세금감면 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