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신업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퀄컴의 어윈 제이콥스 회장이 30일 한국을 방문, 정보통신부 장관과 주요 통신업체 CEO를 잇따라 만날 예정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이콥스 회장은 30일 오전 표문수 SK텔레콤 사장과 조찬회동을 갖는 데 이어 이상철 정보통신부 장관, 이경준 KTF 사장 등 국내 통신 업계의 주요 인물을 만나고 31일 출국할 예정이다.
정통부는 이 장관과 제이콥스 회장이 오래전부터 친분을 유지해왔으며 이번 방문은 이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만남에서는 업무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약속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만남은 정부 주도의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를 놓고 한국과 미국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이서 주목된다. 퀄컴측은 ‘브루’ 확산에 대해 협조 요청을 하고 이 장관은 기술료 인하 등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위피’ 관련 사안은 미국 정부측과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민간기업 대표와 협상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이콥스 회장은 또 SK텔레콤과 KTF 등 국내의 대표적인 이동전화사업자 CEO와도 만난다. SK텔레콤과의 조찬에서는 cdma2000 1x EVDO 확산과 SK텔레콤의 브루 플랫폼 채택 여부 등에 대해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KTF는 제이콥스 회장에게 ‘브루’ 플랫폼에 대한 건의사항 등을 전하기로 했다. KTF측은 브루 플랫폼이 국내 소비자의 사용 패턴에 적합하지 못한 면을 제시하고 다음 버전부터 시정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KTF는 지난해 11월부터 브루 플랫폼을 채택, 지난 10개월간 130만명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해 서비스중이다. 퀄컴과 KTF는 오는 10월말까지 브루 재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제이콥스 회장은 31일 한국 방문을 마치고 중국·일본·싱가포르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