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시뮬레이션SW, 오락에서 교육으로 항로 변경

 ‘오락에서 교육으로’. 최근 10대 청소년에서 30∼40대 직장인들까지 즐기는 게임 소프트웨어(SW)의 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의 오락 위주에서 최근 교육의 성격까지 겸하는 게임SW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또 학생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컨설팅 회사 가트너그룹은 기업들이 직원을 (재)교육할 때에도 게임SW를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사실 교육에 게임SW를 활용한 역사는 꽤 오래됐다. 이미 80년대부터 비행기 조종사를 훈련할 때 시뮬레이션 게임을 널리 사용해왔다. 이를 직원 교육 전 분야로 확대하자는 이색 주장을 담고 있는 가트너 보고서(eLearning Simulation Goes Mainstream)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시뮬레이션SW는 각종 중장비 서비스 및 군용으로 80년대부터 널리 사용돼왔다. 또 최근에는 전자 학습을 통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그 동안 전자학습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꾸준하게 투자해온 기업들은 전체 전자학습 커리큘럼의 일부로 시뮬레이션SW를 포함시켰을 때 가장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털어놓는다.

 이처럼 최근 시뮬레이션SW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성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자료를 보면 문제 해결이나 실제 훈련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시뮬레이션(모의)’이라는 용어에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단방향 강의 기법(교사나 교재를 통한 학생으로의 지식 전달)보다 더욱 현실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최근 급속한 IT의 발전으로 이제 기업들은 복잡한 현실을 몇 개의 가상상황으로 조작한 후 반복 연습할 수 있게 됐다. 끝으로 웹 기능(예:협업 전자상거래 애플리케이션, 영상회의)은 기업의 경계를 초월해 풍부하고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가능케 하고 있다.

 가트너는 시뮬레이션을 크게 일곱 가지 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롤 플레잉(역할 연습)=시나리오를 제시하면 한 명 이상의 개인들이 역할을 할당받고, 학습자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며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프로세스에 대해 배우기 위해 시뮬레이션 안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If-Then’=학생에게 여러 가지 예상되는 상황을 제시한 뒤 학생은 그 중 하나의 결과를 선택해 응답한다. 만약 선택된 결과가 임의의 의사 결정 단계에서 부정확하면 학생들에게 그 원인을 제시하고 교정 지침과 올바른 응답을 제공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러한 유형의 시뮬레이션은 네트워크와 컴퓨팅 하드웨어 같은 복잡한 시스템의 동작을 설계(모델링)하는 데 사용된다.

 ◇실제 훈련=학습 내용의 실질적 응용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매체(예:텍스트, 비디오 및 교실 수업)를 사용하게 된다. 일단 공식 지침이 완성되면 학생은 방금 배운 기술이나 지식을 연습할 수 있는 모의 실험 환경에 접하게 된다.

 이 시뮬레이션은 장비 시험, 실험 환경, 기술 또는 지식을 연습하기 위한 각본상의 프로세스가 될 수 있다. 이 방식은 주로 인쇄회로기판이나 전화교환기같이 훨씬 더 큰 시스템의 동작을 모의 실험하는 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 기업들은 복잡한 고가장비에 대한 컴퓨터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면 상당한 비용 절감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What If(대화식 모델)’=What If 모델은 문제 또는 질문(예:어떤 크기의 TV를 구입해야 할까 등)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일련의 요소들을 이용해 구축된다. 이 예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결과는 거실의 넓이, 시청자가 앉아 있는 위치로부터의 거리, 제품 가격 등을 포함한 몇 가지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가상 현실=학습자가 대응해야 할 실제 환경의 중요한 측면들을 모방한다. 아직 실험 단계고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가상 현실 훈련은 군대에서 위험하거나 중요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우주 탐사에 대비한 NASA의 훈련을 예로 들 수 있다. 우주 비행사는 가상 현실 시뮬레이션SW를 이용해 복잡한 건설 임무가 관련된 국제 우주정거장에서의 임무 수행을 준비한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임무를 사전에 준비하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게임=게임은 다음과 같은 것들과 비주얼 그래픽에 의해 파악된 기술 몇 가지를 조합해 개발할 수 있다. △외부 환경, 교실, 작업장 또는 점포와 같은 곳의 세팅 △관련자를 나타내는 아이콘이나 동영상으로 표현된 캐릭터 △시나리오나 스토리 △게임을 진행하기 위한 탐색 시스템.

 게임은 오늘날엔 오락에 국한돼 있지만 앞으로 5년 안에 기업의 학습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아질 것이다. 개발비용과 복잡성 때문에 게임은 초창기에는 중요성이 크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만 사용될 것이다.

 ◇지능형 학습 시스템=시뮬레이션의 궁극적 형태인 지능형 학습 시스템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강의 시스템으로서 △가르칠 내용 △강의 내용과 방식에 대한 강의 모델 △학생의 오류를 교정하기 위한 피드백 체계 등을 설계(모델링)한다.

 따라서 지능형 학습 시스템은 학습 내용과 프로세스를 시뮬레이션한다. 이것은 전문 강사인 동시에 한 분야의 전문가인 사람을 보유하고 그를 통해 학습자를 가르치는 것과 유사하다. 지능형 학습 시스템은 연구소와 군대에서 응용을 시작한 지 15년이 흘러 이제 막 실험 단계를 벗어나 현장에 접목되기 시작했다.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학습의 장점으로는 다음의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학습시간 단축=시뮬레이션은 능력을 키우고 심화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조사 자료에 따르면 시뮬레이션을 이용할 경우 교육을 받았지만 지식을 응용해보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숙달 기간이 4개월에서 6개월 정도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장성=시뮬레이션은 확장성이 매우 뛰어나 교육 프로그램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컴퓨터를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은 전통적인 현장 수업 방식에 비해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을 교육할 수 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접근성=시뮬레이션은 학생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반복 연습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저렴한 비용=시험장비가 임무를 수행하는 데 매우 중요하거나 고가인 경우 가상공간에서 장비를 돌려보는 것(시뮬레이션)만으로도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심의 증가=대화형 학습 방식은 학습자의 관심을 단방향 수업에 비해 오랫동안 붙들어둔다. 학생이 갖는 관심의 깊이와 시간은 수업의 질과 기억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학습 과정 거의 전 영역에 걸쳐 시뮬레이션SW를 사용하면 강의와 학습 관행을 개선할 수 있다.

 ◇강의=시뮬레이션SW를 사용해 강의를 개선할 수 있는 핵심 분야로는 관리 기법(롤 플레잉), 고객 서비스 기법(What If대화식 모델, 롤플레잉), 관리 및 보수(애니메이션, 공간 시뮬레이션, 가상 현실) 및 인증(실제 훈련) 등이 포함된다.

 ◇기획=관리자는 교과 과정 계획이나 분석을 위해 시뮬레이션의 모델링 형식을 이용할 수 있고 학생들은 What If 시나리오와 모델을 이용해 수업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평가할 수 있다.

 ◇테스트 또는 진도 평가=시뮬레이션의 주요 활용 분야로는 테스트, 평가 및 인증이 포함된다.

 ◇협업=강의실에서의 상호 작용을 시뮬레이션(예:각 학급 구성원들에게 아이콘을 사용하거나 그룹 게임을 진행)하면 전자학습의 채택률과 관심을 높일 수 있다. 이 점은 다시 학습 효율을 높여준다.

 기업 활용 전망

 전자학습 콘텐츠와 교과 과정에 시뮬레이션 기법을 도입하는 것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시뮬레이션은 주문방식(custom made)의 콘텐츠 공급자나 매크로미디어 같은 범용 저작 도구를 이용하는 내부 개발 인력을 활용해 수행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개발비용을 낮출 수 있는 도구와 서비스들도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도구는 대부분 IT 및 영업과 같은 특정 유형의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일단 성능이 입증되고 나면 보다 폭넓게 응용할 수 있다.

 또 수요 측면에서도 기업들은 우수한 IT 및 영업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따라서 이들 분야의 시뮬레이션 도구들이 가장 빨리 등장하고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시뮬레이션 기법의 응용을 비즈니스 환경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비용이 많이 들거나 위험부담이 큰 전문 또는 서비스 업무에 제일 먼저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동시에 시뮬레이션 설계와 개발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시뮬레이션을 많이 활용하는 교과 과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코스 디자이너, 강사 및 학생들이 새로운 기술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기업이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데 따른 초기 비용은 상당히 높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