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중국에 있는 연구개발(R&D)센터에 대한 역량 강화에 나섰다.
중국 업계에 따르면 지난 90년대 초부터 시작된 해외 IT기업들의 R&D센터 설립 붐은 최근 들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 R&D센터나 연구원을 설립한 미국 인텔·마이크로소프트(MS)·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HP·델컴퓨터와 일본 마쓰시타·히타치 등이 최근 들어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단순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IT R&D기지’로 부상하고 있고 나아가 ‘IT 대국’을 향한 비전을 현실화해나가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이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실제 판매 증대 효과를 거두고 있는 업체도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IT기업들이 설립한 주요 R&D센터와 연구원은 아래와 같다.
◇IBM 중국 연구센터=IBM이 세계 각국에 설립한 8개 연구센터 가운데 하나로 지난 95년 9월 출범했다. 이 센터는 세계적인 IT와 기초과학 연구개발 부문 교두보 역할을 하면서 자체 신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이외의 국가에 설립된 IBM R&D센터에서 개발한 최신 과학기술을 중국에 도입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여러 대학 및 연구원과 제휴,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많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MS 중국 연구개발센터=MS가 해외에 설립한 3개 연구센터 가운데 하나로 지난 93년에 베이징에 테스트센터를 설립한 이래 2년 만에 정식 R&D센터로 성장했다. 현재 산하에 △정보가전제품사업부 △중문기술부 △윈도플랫폼부 △데스크톱 응용부 △NET기업서버제품부 △프로그램기술도구부 △가용 및 소매 제품부 △연구개발센터 업무 주관부 △개인 서비스 및 설치부 △이동제품부 등 10개 부서를 두고 전세계 각국 고객들에게 중문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또 신기술·제품과 관련한 부품과 중국시장 개발에 필요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인텔 중국 연구개발센터=인텔은 지난 98년 베이징에 중국 R&D센터를 설립해 3∼7년 동안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MI) 기술 연구에 주력해왔다. 개발모토는 ‘인간존중’. 차세대 HMI 디자인 이념을 도입해 인간과 기계간 지능화된 상호 교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 상하이에 인텔 소프트웨어 실험실을 두고 기반 시스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및 번역 소프트웨어, 임베디드 시스템 툴 및 데이터베이스 등 3개 소프트웨어 분야에 주력하고 있고 지능형 컴퓨팅 기술로 PC 및 신규 플랫폼을 개발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마쓰시타전기 연구개발(중국)유한회사=마쓰시타전기 연구개발(중국)유한회사는 베이징시 중관춘 하이테크 과학기술단지에 있다. 현재 주력 분야는 △중문 음성인식합성 △자연언어 연구 △차세대 이동통신(3세대·4세대) 및 GSM 첨단응용기술 △디자인 △모니터의 브라운관 기반기술 △디지털 TV 및 PC 응용 소프트웨어 등이다.
◇히타치(중국)유한회사 연구개발센터=히타치(중국)유한회사 연구개발센터는 중국 대외무역경제합작부의 비준을 받아 지난 2000년 가을 설립됐다. 이 센터는 중국 기업들의 인큐베이팅을 목표로 △신규분야 시장 조사 및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또 중국내 관련 부서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업체들과 파트너 관계 구축 △성장단계 제품 또는 기술 분야에서 히타치의 핵심기술 중국에 소개하고 중국 시장에 알맞게 개선·개발하는 역할 △성숙단계 제품 또는 분야에서 제품의 개발 능력을 확보하고 중국 시장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것을 3차 전략으로 잡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IT기업의 R&D센터들은 중국에서 기술 연구와 개발 및 제품의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시장과 직접 연관이 있는 제품이 곧바로 시장에 선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선진 IT기업들이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장기적으로 중국 IT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세계 유수 IT기업들의 투자 결과 중국은 첫째, IT 연구개발 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중국 IT업체들의 고급 기술 연구에 대한 자신감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무엇보다 글로벌 IT기업들이 중국에 설립한 R&D센터가 중국 인력을 활용하게 되면서 중국 인력들이 고급 기술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둘째, 인력의 이동이 중국에서 첨단기술의 전파를 가속화해 중국 자체적인 R&D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텔 소프트웨어(중국)실험실 관계자 왕웬한 박사는 “인텔과 같은 유명 업체도 인력 유실을 방지할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셋째, 컴퓨터 기술분야에서 선진국과 격차를 급속히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자 기업들의 중국 진입은 거대한 수익을 창출해내는 한편 중국내 컴퓨터기술의 도약을 추진하게 된다. 중국은 기술연구 성과를 유치하고 기술인력에 대한 완벽한 교육 및 관리 모델을 활용해 세계 수준에 접근하는 데 드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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