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바다 `스팸메일` 몸살

 인터넷이 폭증하는 스팸메일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쏟아지는 스팸메일로 인해 기업은 업무에 막대한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 일반 사용자들 역시 스팸메일과 일반 전자우편을 구분하느라 쓸데 없이 낭비하는 시간이 늘어가고 있는 것.

 미국의 사이프레스세미컨덕터는 최근 늘어나는 스팸메일 때문에 낭패를 본 후 결국은 전자우편 검색 서비스 업체인 브라잇메일과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의 정보기술 담당 이사인 데니스 벨은 “일년전까지만 해도 20개의 전자우편당 1개꼴로 스팸메일을 발견했었으나 이 비율은 최근 4개당 1개꼴로 높아졌다. 단지 성가시다는 것이 문제였으나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더 이상 일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C넷의 보도에 따르면 주요 전자우편 검색 서비스 업체들은 올해말까지 인터넷 메시지 트래픽에서 스팸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라잇메일의 7월 스팸메일 처리 통계에 따르면 스팸메일은 전체 전자우편 중 36%를 차지했는데 이는 1년전 8%에 비해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신생 전자우편 서비스 업체인 포스티니도 지난달 전체 고객 전자우편 중 33%가 스팸메일인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지난 1월보다 21% 늘어난 것이다.

 영국의 메시지랩스의 경우 전체 전자우편 중 35∼50%가 스팸메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팸메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가트너는 직원 1만명 규모의 기업을 기준으로 스팸메일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액은 1300만달러 가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 포스티니는 올해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전자우편 서버의 프로세싱 시간중 53%가 스팸메일과 바이러스를 막는 데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가트너의 연구이사인 모린 카슨 그레이는 “스팸메일은 대역폭뿐 아니라 스토리지에 있어서도 낭비의 주범이 됐다”고 지적했다.

 일반 사용자도 기업 못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 가트너는 소비자들이 기업 보다 오히려 스팸메일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는 상습 스패머를 공시하고 스패머가 운영하는 도메인 리스트를 관리하는 비영리 단체인 스팸하우스프로젝트도 등장했다.

 스팸메일 때문에 기업과 일반 인터넷 사용자는 죽을 맛이지만 전자우편 검색 서비스 업체들은 신바람이 났다.

 브라잇메일은 MSN, 어스링크 등과 같은 대형 ISP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 회사는 현재 월 20억개의 전자우편을 처리하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서비스 전자우편 계정이 현재의 2배인 2억개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티니는 지난 4월 전자우편 처리 기록이 10억개를 돌파했으며 지난 1월 1000만달러 규모의 3차, 4차 자금조달을 성공리에 마감한 바 있다.

 또 신생업체인 메일프런티어도 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이달 500만달러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전자우편 검색 서비스 업체들은 스팸메일이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경기 침체로 인해 낮은 비용과 높은 효율성이 특징인 스팸메일이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메시지랩스의 마케팅 이사인 존 해링턴은 “스패머들에게는 스팸메일이 경비가 안드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이 경비는 고스란히 다른 이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스팸하우스프로젝트 이사인 스티브 린포드는 안티스팸 기술이 오히려 스팸메일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티스팸 기술은 인터넷 마케터들이 고객에게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들은 이에 따라 더욱 많은 스팸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린포드는 또 스팸메일을 ‘군비확장 경쟁’에 비유했다. 스팸메일을 막는 기술이 발전하는 것과 함께 이를 우회하는 보다 많은 우회 기술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