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사업자들의 PDA폰 가입자수가 당초 기대와 달리 저조해 새로운 전환점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1일 이동전화업계에 따르면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PDA폰 가입자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PDA폰 가입자 증가는 무선인터넷 콘텐츠 업계와 단말기 제조업 등 후방산업 활성화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통신사업자와 정책 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PDA폰 가입자 현황=지난 8월말까지 PDA폰 가입자수는 모두 11만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SK텔레콤과 KTF의 PDA폰 가입자수는 3만명으로 지난 상반기에 이어 답보 상태다. 법인 가입자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던 LG텔레콤의 PDA폰 가입자수도 5만명에 그쳤다.
이동전화 3사가 올해 각각 10만명 이상, 총 30만명의 PDA폰 가입자 유치를 목표로 했던 것을 감안하면 3분의 1에 불과하다.
◇왜 부진한가=이동전화사업자 관계자들은 그동안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PDA를 PC의 대용품으로 여겼을 뿐 전화 기능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정보기능만 강조되다보니 일반 소비자 시장은 외면한 채 법인 대상 시장에만 집중했으며 시장을 크게 확장시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큰 규모의 데이터 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기업용 시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또한 소비자들의 성향을 분석하지 못한 채 제조업체의 임의로 디자인한 PDA폰을 출시해 시장에서 생존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콘텐츠 측면에서 일반 가입자를 유치할 만한 오락성 콘텐츠들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시장 확대될까=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사업자들의 시장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정책 당국의 측면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영일 SK텔레콤 신규포털사업팀장은 “PDA 사업은 PC 기능보다는 이동전화 기능을 대폭 강화한 ‘포스트-폰’ 개념으로 다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단말기에 PDA를 하나 더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전화 기능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대체 상품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이달중 출시하는 삼성전자의 MITs 등과 자체 설계한 제품들에 소비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포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새롭게 선보인 PDA폰이 시장에서 얼만큼 선전하느냐가 내년도 PDA 관련 시장 성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자들의 노력과 함께 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에서는 PDA를 새로운 산업으로 규정하고 현행 단말기 보조금 금지 정책을 융통성 있게 사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데이터통신 요금에 대한 파격적인 인하로 시장을 견인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부는 단말기 보조금 금지 대상에서 PDA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데이터통신 요금도 올해 한 번 내린 바 있어 추가 인하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