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공짜 밝히는 인터넷 악동 미워" 영화업계도 `시름`

토드 클러스(Todd Kluss·25)는 불법복사 영화를 인터넷으로 종종 내려받기 (다운로드)하곤 한다.




 영화회사들은 그를 도둑이라 부르겠지만 그는 다운로드되는 불법복사 영화가 수십억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돈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그가 불법복사 영화 다운로드를 시작한 것은 영화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Lord of the Rings:The Fellowship of the Ring)’에 매료된 6개월 전이다. 그는 당시 주말 개봉 극장에서 8달러 정도를 내고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이 영화가 너무나 감동적이었지만 앞으로 극장에서는 몇차례밖에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이 영화를 다운로드해 놓으면 이 영화가 DVD로 나올 때까지 몇차례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클러스는 자신이 늘 DVD를 구매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불법복사한 영화 대부분을 밀수품이 아닌 ‘견본품’이라고 강변한다. 그는 ‘스타워즈 에피소드Ⅱ-클론의 공격(Star Wars:Episode Ⅱ-Attack of the Clones)’을 극장 개봉 하루 전에 다운로드 사이트를 찾아내 CD에 구워 놓았으며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사인스(Signs)’도 개봉 1주일 전에 다운로드해 보았다. 그는 이외에도 ‘오스틴파워(Austin Powers in Goldmember)’와 ‘레인 오브 파이어(Reign of Fire)’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등도 집에서 다운로드해 볼 작정이다. 그는 “이들 영화를 고생해가며 내려받는 이들은 어찌됐건 DVD로도 영화를 구입할 영화광”이라며 “다운로드는 구매하고 싶은 영화를 선별하는 사전 단계”라고 말했다.







 정식 일자리도 갖고 있고 석사 학위도 소지한 자칭 영화광 클러스는 그러나 ‘인터넷악동’이 되고픈 마음은 전혀 없다. 그는 “다운로드로 극장 입장료나 절약해 보자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DVD 출시때까지 ‘참고 견뎌보자’는 심정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영화제작사에는 ‘살아있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클러스처럼 불법복사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이들 때문에 영화제작사들은 불법복사 영화 다운로드 금지법안 제정을 미 의회에 촉구하고 미 영화산업협회(MPAA: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 회장은 틈만 나면 미국인들의 이 같은 ‘양심불량’을 거론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Michael Eisner) 최고경영자(CEO)와 20세기폭스의 모회사인 뉴스코퍼레이션(News Corp.) 피터 처닌(Peter Chernin) 사장은 지난 2월 의회에서 수백 MD램과 최신 펜티엄 프로세서를 탑재한 더블 하드드라이브 PC가 초고속인터넷 회선인 디지털가입자회선(DSL:Digital Suscriber Line)에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라 저작권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변했다.







 아이스너 CEO는 이 자리에서 “미국 경제의 원동력인 창조적인 콘텐츠의 숨통을 조이는 해적행위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보안환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영화 해적행위는 늘기만 하는 것 같다.




 바이언트미디어앤드엔터테인먼트(Viant Media and Entertainment)가 발표한 최근 조사결과 올 5월초가 온라인 해적행위가 대폭 늘어난 분수령으로 하루 영화 다운로드 건수가 40만∼60만건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 잭 발렌티(Jack Valenti) MPAA 회장은 이같은 영화 무단 다운로드 행위를 영화산업에 대한 ‘끔직한 위협’이라고 열을 올렸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