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합병할까…폐쇄할까 리퀴드오디오 `시끌`

 온라인 음악 소프트웨어 회사 리퀴드오디오(Liquid Audio) 합병을 둘러싼 분쟁은 걸려있는 게 작다는 것을 빼고는 80년대의 대리전을 보여주는 듯한 모든 극적인 요소가 다 들어있는 듯싶다.




 레드우드 시티에 본사를 둔 리퀴드오디오는 지난 분기에 매출 15만달러, 56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 회사의 주요 자산은 아직 쌓여있는 현금이다. 리퀴드오디오는 지난달 23일(이하 현지시각) 2달러 40센트로 장을 마쳤지만 지난 99년의 주식공모(IPO) 수익금 덕분에 부채를 다 청산하더라도 7730만달러, 주당 3달러 41센트의 잔여재산이 남게 된다.







 분쟁은 바로 이 현금의 처리와 관련된 것이다.




 리퀴드오디오 대주주 3개사는 경영진이 지출을 중단하고 회사를 폐쇄한 뒤 잔여재산을 분배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업체들이 너무 많아 사업이 제대로 될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리퀴드오디오의 제럴드 커비(Gerald Kearby)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이들 3개사는 기업약탈꾼”이라면서 “간단히 말해 주식을 70센트에 매입하고는 1달러를 돌려달라는 것으로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커비 CEO와 이사회는 아마존닷컴(Amazon.com) 같은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CD, DVD, VHS 테이프 등을 공급해주는 비상장 업체 얼라이언스엔터테인먼트(Alliance Entertainment)와의 합병하기로 했다. 이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얼라이언스는 리퀴드오디오의 지분 74%를 보유하게 된다.




 리퀴드오디오는 아울러 발행주식의 절반 정도를 주당 3달러에 되사겠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얼마나 많은 주주들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주주들은 주당 1달러 50센트를 받고 얼라이언스 주식 일부도 보유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리퀴드오디오 지분 6.9%를 보유하고 있는 MM컴퍼니스(MM Companies)의 제임스 미타로톤다(James Mitarotonda) CEO는 이에 맞서 “형편없는 제안”이라면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업체들이 너무 많아 리퀴드오디오의 사업모델은 이미 사업성이 없다”고 강변했다.




 경영진에 반대하는 다른 대주주 스틸 파트너스(Steel Partners)도 모든 주주에게 주당 2달러 75센트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스틸 파트너스의 조시 셰흐터(Josh Schechter) 파트너는 리퀴드오디오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경영진이 주주가치 보호보다는 자리지키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사회가 주주들에 대한 충성 및 보호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분쟁의 승패는 주주들이 합병안에 대해 표결할 다음달 26일 결정된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