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T업계 `재해대책`에 만전을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동해로 빠져나갔지만 통신과 철도·전기 등 국가기간망이 곳곳에서 끊어져 방재시스템에 대한 국가차원의 재검검과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가을걷이를 앞두고 있던 전국 농촌 들녘 중 태풍이 휩쓸고 간 지역은 에누리없이 진흙탕으로 변했고 2만5000여가구 7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수백군데의 도로와 교량이 파손되는 등 재산피해규모만 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니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특히 KT·SK텔레콤·하나로통신·데이콤·파워콤 등 통신사업자와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업체, 중소업체들의 피해규모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 지역에서는 중계기까지 파손돼 이동통신이 불통되는 통신대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와 가전업계가 피해복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니 다행스런 일이다.

 KT는 태풍 루사로 피해가 집중됐던 강릉-고성간 시외선로를 2일 완전 복구해 시외전화와 인터넷·전용회선 등 통신시설이 대부분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

 가전업계도 수해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AS인력을 긴급 투입해 이재민들의 TV와 냉장고 등 전자제품 수리에 나선다고 한다. LG전자는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남지역에 최첨단 IH압력밭솥 2000대(시가 4억5000만원 상당)를 경상남도에 전달했다.

 우리는 피해지역에 대한 복구 작업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시름에 잠긴 수재민들이 하루빨리 활력을 되찾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루사에 이어 16호 태풍 ‘신라쿠’가 북상중이라니 걱정이다. 아직 거리가 멀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판단하기 이르지만 4∼5일께 남해 먼바다에 물결이 이는 등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니 대비해야 할 일이다. 올해는 연간 강수량 대부분과 태풍이 이달까지 집중될 것이란 예보를 감안해야 한다.

 우선 통신사업자들도 자연재해에 대비해 각각 기지국과 전송국사·철탑 등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 미비한 시설에 대해서는 보수작업을 해야 한다. 장마철 홍수·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통신시스템이 마비되거나 침수로 인한 통신두절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피해지역은 고립무원이 되고 만다.

 장마와 태풍 등으로 통신이 마비되면 그로 인한 불편함이나 피해는 고스란이 우리 모두의 몫이다. 따라서 사전에 자연재해에 대비해 분야별로 취약한 점을 점검해 보고 미흡한 점이 있으면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조치다. 무슨 일이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 예방활동이다.

 특히 국가 기간망의 운용 주체라고 할 수 있는 IT업계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재난 또는 재해의 사전 예방활동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루사의 피해집계가 늦은 것도 국가기간망의 두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기상예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비점이 있으면 근본적으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완벽한 복구작업으로 같은 곳에서 같은 유형의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간의 부실공사로 인한 논란에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다음은 철저한 방재시스템 구축이다. 구조시스템의 일원화는 물론이고 재해지역에 대한 통신망 복구와 긴급통신시설 지원을 담당하는 통합관리기구 설치가 필요하다. 철저한 사전시스템 점검과 미비점 보완이 재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