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식품유통 전문홈쇼핑을 표방하며 출범 1년째를 맞은 농수산TV가 경영진과 중간 간부, 사원들의 내부 갈등 속에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매출 회복 및 공격적 경영을 명분으로 내세운 경영진의 강력한 인사정책에 전례없는 인사방식이라며 직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농수산TV 내 팀장급 간부사원 20여명이 ‘회사 대표의 인사 전횡 및 독선’ 등을 지적하며 서명을 받고 이의 개선을 요구하는 사건이 불거졌다. 이들은 “팀을 이끄는 팀장이나 부서장 등의 의견이 무시된 채 일방적으로 인사이동이 이뤄져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안정적인 근무여건까지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층의 입장은 단호하다. 주동자 6명을 평사원으로 이동발령한 후 “어느 조직이나 자기 소임을 다하지 못하는 일부 직원의 불평일 뿐 인사권은 회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라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기존 TV홈쇼핑업계의 대동소이한 상품군이나 엇비슷한 방송편성과 달리 농수산물을 전문으로 취급·판매하고 현지와 연계해 농수산물 관련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등 출범 초기 농수산TV는 전문홈쇼핑 업체의 이미지를 주었다. 특히 농어민 발전과 지역특산품 유통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던 농수산TV의 비전과 목표는 그 신선한 발상과 이미지로 업계로부터 주목과 기대를 모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매출실적에 대한 조급함과 이에 대한 해결 방안 및 방향을 놓고 내분까지 이어져 아쉬움을 낳고 있다. 아직 홈쇼핑업계에 특정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전문홈쇼핑업체의 등장은 시기상조라는 비관적인 얘기까지 들린다.
어느 업계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TV홈쇼핑시장에서 그것도 전문유통업체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전임직원이 합심해야 가능하다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일 것이다.
내분의 당사자들이 한발씩 양보해 농수산TV가 다시 올바른 방향을 잡고 농어민과 지역 소상인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전문TV홈쇼핑으로 거듭나야 한다.
<정보가전부·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