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2.4Mbps) 데이터 서비스로 이동전화 무선인터넷서비스와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확산을 기대하며 SK텔레콤과 KFT가 의욕적으로 출시했던 cdma2000 1x EVDO(EVolution Data Only 또는 Optimized) 서비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과 4월 SK텔레콤과 KTF가 각각 경쟁적으로 선보인 cdma2000 1x EVDO서비스의 누적 가입자수가 당초의 목표치에 크게 못미치는 등 지지부진하다.
cdma2000 1x EVDO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SK텔레콤(대표 표문수)은 9월 현재 가입자수 1200여명 확보에 그치고 있으며 KTF(대표 이경준)도 당초 80만명에서 40만명으로 목표를 수정했으나 가입자수가 1만4000여명에 그쳐 목표를 재수정해야 할 입장이다.
사업자들은 서비스 부진의 주된 이유로 단말기의 보급이 늦어진 점을 들고 있다.
KTF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는 지난 4월이었지만 LG전자 EVDO단말기(모델명 KH5000)의 개발이 5월로 늦춰졌고 실질적인 양산이 7월말부터 시작돼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구입,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측도 “삼성전자의 EVDO 컬러 단말기 출시가 계속 늦어져 8월말부터 양산이 시작되는 바람에 가입자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단말기 보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동영상서비스인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시장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이용요금의 한차례 인하(50%)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의 가격이 아직 비싸다(KTF는 30초 동영상을 315원에 제공)는 점과 기존 cdma 1x 서비스와 비교해 제공콘텐츠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사업자들은 단말기 보급이 정상화되고 신규 단말기가 출시되는 올 하반기 이후부터는 가입자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상용화가 늦어지는 바람에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KT아이컴·SKIMT의 비동기식(WCDMA) IMT2000 서비스와 겹쳐 EVDO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KTF은 “비동기식 IMT2000의 확산속도와 EVDO의 가입자수를 고려해 그룹의 의사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상용화된 EVDO의 저렴한 요금과 다양한 서비스를 앞세워 확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EVDO의 입지에 위협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비스의 본격적인 상용화 이후 망을 계속 유지하며 캐시카우 사업으로 키워간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