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콤의 파산 위기로 이 회사의 장거리전화사업체 MCI의 향방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높은 반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기간망인 UU넷은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UU넷은 지난 87년 최초의 상용 인터넷 서비스업체로 설립된 이후 전세계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의 절반을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메리카온라인이나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 어스링크 등 다른 기업 게이트웨이에서 인터넷에 접속한 뒤 모든 사이버 공간의 여행은 UU넷의 방대한 라우터, 모뎀, 서버의 집합체를 통과하게 된다.
이같이 중요한 UU넷은 월드컴 성장을 보장하는 ‘엔진’으로 파산법 11조 졸업 후에 이 회사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 확실하다. 월드콤을 위기에서 구출할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는 인물은 새로 월드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존 시그모어다.
하지만 월드콤이 결국은 구조조정만으로 회생하지 못하고 UU넷이 AT&T나 베이비벨 등 경쟁사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게 분석가들의 시각이다. 분석가들은 특히 UU넷의 운명이 전체 인터넷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UU넷이 월드컴의 품에 그대로 남아있든, 경쟁사의 손에 넘어가든 네트워크 운영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다. 관측통들은 다만 UU넷의 향방이 인터넷 시스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월드콤 빈트 서프 아키텍처 및 기술담당 수석부사장은 “월드콤은 계열사를 분할, 매각할 계획이 없다”며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UU넷의 데이터 트래픽과 MCI의 장거리 트래픽 모두 광네트워크로 전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UU넷의 고객사는 기본 다이얼업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재판매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로부터 포천 500 기업까지 다양하며 이들은 모두 UU넷에 의지해 기업 네트워크를 움직이고 있다.
UU넷은 인터넷 통신사업자 세계에서 독보적 존재로 인터넷의 핵심을 구성하는 많은 네트워크를 연결시킨다.
월드콤은 지난 98년 MCI를 인수할 때 단일 기업이 이 같은 ‘인터넷 동맥’을 통제하는 것을 염려한 유럽 규제당국을 무마하기 위해 MCI 계열 인터넷 사업부문을 매각해야만 했다.
오늘날 UU넷이 세계 최대 인터넷 기간망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컨설팅업체인 어드밴티스의 블레이크 커비 수석부사장은 UU넷이 지난해 말 모든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 정도를 처리했으며 현재는 45% 안팎의 트래픽을 처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AT&T는 통신 조사기업인 RHK가 집계한 수치를 인용해 UU넷의 비중이 AT&T와 같은 수준으로 북미지역 기간망 트래픽의 15% 정도를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프 월드콤 부사장은 이에 대해 “AT&T가 ‘네트워크 시기심’을 갖고 있다”며 “월드콤 시스템의 규모가 더 크다”고 강변했다. ISP 시장 점유율을 추적조사하는 넷사이저닷컴에 따르면 UU넷은 510만대 가량의 호스트 컴퓨터를 직접 인터넷에 연결시키고 있는 반면 AT&T가 연결시키는 호스트 컴퓨터는 110만대에 불과하다.
AT&T는 UU넷이 폐업하더라도 자사 이외 다른 인터넷 기간망업체가 충분히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변한다.
지난 2년 동안 네트워크 용량의 과다 공급으로 광대역 가격이 땅에 떨어졌고 월드콤 같은 통신회사는 부채더미에 올라앉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UU넷과 CEO였던 시그모어가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을 하면서 통신업계의 추락을 예견하지 못한 것을 비난한다. 호세인 에스람볼치 AT&T 최고기술책임자는 UU넷 중역들이 기회있을 때마다 인터넷 트래픽이 90∼100일마다 두배로 늘어난다고 주장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RHK는 북미지역 인터넷 트래픽이 올해 8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