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맥닐리, 부끄러운 줄 아시요!’
세계적 유닉스 서버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관계자들은 지난주 자사의 최고 우두머리인 맥닐리 최고경영자(CEO)를 비난하는 이같은 광고가 한 신문에 실리자 대경 실색했다. 광고 게재자는 펜실베이니아주 어플라이드 연구소의 연구원인 존 그로엔벨드인데 그는 새너제이 머큐리뉴스 신문에 “스콧이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x86용 솔라리스9 지원 중단은 고객에 대한 배신이다”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솔라리스9는 선의 차세대 운용체계(OS)인데 문제의 발단은 올 1월 선이 “솔라리스9용 x86 아키텍처 지원을 무한정 연기한다”고 발표한 데서 비롯됐다. 이후 선은 지난 5월에는 자사가 개발한 고성능 프로세서인 ‘스팍’용 솔라리스9를 발표, x86용 솔라리스 사용자들을 더욱 자극했다. 이 회사는 지난 1993년 5월 ‘솔라리스 2.1’이라는 OS를 내놓으면서 처음으로 솔라리스에 x86 아키텍처를 지원했는데 그로엔벨드는 “ x86용 솔라리스가 처음 나왔을 때는 노트북에서 서버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됐지만 지난 3년간 매우 축소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선이 솔라리스9에서 x86 아키텍처를 지원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한마디로 리눅스의 부상 등으로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 맥닐리 비난 광고가 나가자 선은 서둘러 개발자 6명과 긴급 모임을 가지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6명의 개발자 명단은 비밀에 부쳐졌는데 최소 한명이 그로엔벨드의 주장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 대변인은 “x86용 솔라리스9를 포기한 것이 아니고 무기한 연기한 것 뿐”이라고 항변하며 “그로엔벨드가 맥닐리에 대해 인신공격으로 나온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