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9일(현지시각) 발표한 ‘윈도XP 서비스팩1’에 대해 PC메이커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0일 C넷에 따르면 일부 PC메이커들은 ‘윈도XP SP1’을 내장한 새 PC들을 내년경에나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보통 한달 이전에 서비스팩(SP)을 내장한 새로운 PC들을 선보였던 이전의 움직임과 비교해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윈도XP SP1’은 윈도에서 처음으로 여러 미들웨어를 삭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접속 및 디폴트 설정’(Set Program Access and Defaults)이라는 기능이 추가됐으며 윈도XP의 버그를 없앴을 뿐아니라 보안 기능도 보다 강화됐다.
MS는 파일크기가 133MB인 이번 ‘윈도XP SP1’을 자사의 웹사이트(http://www.microsoft.com/windowsxp/pro/downloads/servicepacks/sp1/default.asp)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PC메이커들의 더딘 움직임=미국 4위 PC업체인 게이트웨이가 PC메이커 중 가장 이른 오는 10월 7일에 ‘윈도XP 서비스팩1’을 내장한 새 컴퓨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세계 2위이자 미국 시장 톱인 델컴퓨터의 경우 아직 서비스팩을 내장한 새 PC 출시 날짜를 결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세계 최대 PC업체인 휴렛패커드(HP)는 오는 11월 14일에 ‘윈도XP SP1’을 장착한 새 소비자용 PC(프리자리오와 파빌리온)를 발표할 예정이다. HP관계자는 “9일 발표된 SP1은 오직 영어판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123개나 되는 언어를 지원하기 원한다”고 밝혔다. 이들 미국 주요 PC업체가 연내 ‘윈도XP SP1’을 지원하는 신제품 PC들을 내놓는 것과 달리 일본 소니는 내년에나 윈도XP SP1이 작동되는 PC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왜 미지근한가=일단 PC메이커들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PC메이커들의 이러한 미지근한 반응은 이전 서비스팩에 내던 열기와 비교해 보면 의외적이다. 즉 윈도2000의 경우 한달이 채 안돼 PC메이커들이 서비스팩을 내장, PC를 출시했었다. 이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우선 PC제조업체들은 “이전 윈도에 비해 윈도XP의 기술 지원 요청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일부 MS 고객들도 윈도XP가 이전 윈도 버전보다 문제가 적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또 여기에 이전 윈도인 ‘윈도2000’이 아직도 기업들 사이에서는 가장 애용하는 제품이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팔린 기업용 PC중 윈도2000을 내장한 컴퓨터는 41%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윈도XP는 약 16%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외에도 윈도XP가 가진 자동 업데이트 기능도 한 이유다. 즉 소비자들은 이미 자동적으로 버그를 수정한 제품(픽스)이나 업데이트가 필요할 때마다 다운로드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PC메이커들이 이미 이번 윈도XP 서비스팩1의 주요 기능 중 한 가지인 USB2.0 디바이스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팩을 설치한 새 PC들은 고객들이 자주 업데이트하는 수고를 덜어 줄으로 보이는데 MS는 지난해 10월 25일 윈도XP를 발표한 이래 무려 35차례나 윈도 업데이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