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성 과학기술 인력양성

 여성 과학기술인력 양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람이 경쟁력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의 양과 질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는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인적자원 확보가 여성인력의 양성 및 활용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여성 과학인력을 육성·지원할 수 있는 종합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여성 과학자들이 더 많은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는 등 여성 과학자들이 우대받는 분위기를 마련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여성의 과학계 진출을 촉발하게 될 WISE(Women Into Science and Engineering) 프로그램이다. 과학에 재능이 있는 여학생과 이들의 모델이 될 만한 여성 과학자를 1대1로 연결시켜 노하우를 나누고 일정한 과제를 함께 해결하도록 하는 이 프로그램이야말로 여성 과학기술인력 양성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우수한 여성 과학자의 기초과학 연구과제를 발굴·지원하기 위한 도약연구 지원 및 경쟁력 강화 지원 사업에 거는 기대도 크다. 대학 정규직 전임강사 이상과 민간연구소의 선임급 이상 연구원을 선정해 매년 2000만원을 지원하는 도약연구지원사업과 미취업 여성 과학자를 임용하는 대학과 공공·민간연구소에 매년 4000만원씩 3년 동안 지원하게 될 경쟁력 강화 지원사업이야말로 그동안 홀대받던 여성 과학자의 사기를 진작시킬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수한 여성 과학자의 연구역량을 제고시키기 위해 기획예산처가 지원예산과 지원대상과제를 확대하고, 한국과학기술원이 여성 과학자를 10% 이상 의무적으로 채용하는 등 여성 과학자들을 과학기술 개발에 적극 동참시키고 채용을 기피하는 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문호개방에 나선 것도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본다.

 새로운 사회가 요구하는 신기술 분야의 첨단인력이나 국제화 능력을 갖춘 인력이 부족해 우리 경제의 잠재력을 떨어뜨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가중 중요한 것은 인적자원 개발과 시스템 효율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없이 바람직한 조치들이다. 특히 미래 과학기술의 중심이 될 정보기술·생명공학·초미세과학 등은 여성의 섬세함과 유연성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들이 다양한 시책을 펼치면서 여성 과학기술인력의 비율을 높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 과학기술자들이 상대적으로 홀대받는 것 같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과학기술 분야에 취업하고 있는 연구원의 3분의 1 이상이 여성인 반면 우리나라는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전문성이나 경력이 많아질수록 여성 과학기술자의 비율이 줄어드는 것도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우리가 여성 과학기술인 우대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간의 경쟁은 우수인력 확보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사람의 인재가 1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과학기술 분야 여성인력의 적극적인 활용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킬수 있는 지름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여성 과학기술인력 양성 및 활용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