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 10일(현지시각) 파리에서 열린 애플 엑스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랑데부’와 이번에 발표한 새로운 ‘i소프트웨어’가 가정의 ‘디지털 허브’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매킨토시 컴퓨터로 유명한 미국 애플컴퓨터가 파리에서 개최한 ‘애플 엑스포’가 10일(현지시각) 개막됐다. 5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자사의 새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인 ‘아이칼’(iCal)과 ‘아이싱크’(iSync)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또 이와 함께 자사가 개발한 인터넷검색기인 ‘랑데부’(Rendezvous)를 지원하는 프린터업체들이 이전보다 더 늘어났다고 애플은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새 ‘i소프트웨어’와 ‘랑데뷰’는 애플의 최고영자(CEO)인 스티브 잡스가 2년전 주창한 ‘디지털 허브’(Digital Hub)를 이루는 데 중요한 제품들로, 안방의 모든 가전기기들이 애플의 컴퓨터를 홈서버 삼아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잡스는 4000명이 참관한 이날의 개막 기조연설에서 자사의 최신 운용체계(OS)인 ‘재규어’에 대해 시종일관 강조하며 “내년 1월부터는 새로운 매킨토시 컴퓨터가 오직 맥 OS X(2001년 3월 발표)에서만 가동된다”고 밝혀 이전 맥OS에 대한 지원 중단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경기 바닥론에 대해서는 “이미 도달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으며 “애플은 은행에 40억달러의 현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처럼 실탄이 없는 기업은 현재의 혹독한 IT환경을 헤쳐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그동안 혁신적 디자인 채택 등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으로 명성을 쌓아왔지만 제품 가격이 비싸 시장점유율 향상에는 고전해 왔다. 실제 애플의 OS는 데스트톱PC 플랫폼 시장에서 5% 미만으로, 90% 이상인 윈도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이 현재의 모토로라와 IBM 칩을 버리고 보다 싼 인텔 프로세서를 채택할지가 업계의 관심이 되고 있는 데 이에 대해 잡스는 “모토로라와 IBM의 칩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인텔의 칩에 대해서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인텔 칩 사용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최근 미 IT업계의 유명한 애널리스트인 네프는 “수년후 애플이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애플은 랑데부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새 프린터들도 이날 선보였는데 랑데부에 대해 잡스는 “전자 제품들이 네트워크상에서 서로 자동적으로 발견, 연결하도록 세팅해 주는 기술”이라며 “엡슨, 렉스마크, HP에 이어 캐논과 제록스도 랑데부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제 주요한 프린터업체 모두가 랑데부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랑데부 기술을 적용한 첫 프린터는 내년초 경에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최대 가전업체인 네덜란드의 필립스도 미래 제품에 랑데부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애플 관계자는 강조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