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통화품질 `최대 이슈`

 인터넷전화(VoIP) 착신번호 부여를 앞두고 통화품질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통화품질과 번호부여를 연계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통화품질 기준과 측정방안에 대해 지난주 워크숍에 이어 11일 오후 전담반 회의가 개최되는 등 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통화품질 왜 이슈인가=정통부는 통화품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착신번호를 주지않거나 차등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착신번호가 부여되면 시내전화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통화품질 보장요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사업자별, 단말기별로 통화품질을 측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시간에 따른 변동이 많은 네트워크의 특성상 실효성도 없다는 것이 업계 및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전용선 등 사설망을 통해 제공되는 인터넷전화 서비스와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용하고 있는 ADSL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등 공중망을 통한 서비스를 구별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설망 서비스의 경우 네트워크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제 정통부와 KISDI는 지능망구축과 광대역인터넷서비스 제공여부에 따른 사업자 구분을 검토하고 있다. 공중망 서비스에 번호가 부여되지 않는다면 1000만 가구의 시내전화를 일부 대체하는 인터넷전화의 파급력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품질기준과 확보 및 측정방안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사업자 지정과 서비스의 확산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직은 시기상조=네트워크를 직접 운영하는 기간통신사업자들과 네트워크 전문가들은 인터넷전화 통화품질 확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통부가 현재 진행중인 인터넷전화 관련 설문에서도 답변자의 대부분이 통화품질을 불만요소로 꼽고 있다. 특히 여러 경로를 거치는 공중망에서는 멀티프로토콜라벨스위칭(MPLS) 기술보완이나 차세대네트워크(NGN)로의 전환이전엔 시내전화를 대체할 품질확보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KT와 데이콤의 관계자들은 “트래픽이 집중될 때 안정성 확보가 어려워 일정한 통화품질 확보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전문가들도 “게이트웨이와 네트워크 장비 등을 거치는 복잡한 과정 중 문제발생 부분을 따로 가려낼 수 없어 공중망을 통한 서비스의 안정성은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책적인 판단도 가능=이에 반해 통화품질이 이동전화 수준으로 개선됐기 때문에 네트워크에 대한 일부 보완만 보장되면 정책적인 판단에 따른 번호부여도 가능하다는 입장도 제기된다. 애니유저넷 김정곤 연구소장은 “KT 등 기간사업자들이 공중망에 대한 관리를 하면서 네트워크를 진화시키면 공중망 서비스의 안정성 확보에 이은 번호부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화 품질측정과 품질기준을 연구중인 VoIP포럼의 의장인 ETRI 강신각 박사는 “인터넷전화의 확산을 위한 정책적인 고려가 있다면 현상황에서 공중망 서비스에 대한 번호부여도 가능할 것”이라며 “사업자들이 전체 네트워크에서 개선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