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인터넷 접속, 이젠 부담 없어요.’
한때 인터넷 사용 요금이 비싸기로 악명 높았던 도쿄가 이젠 세계에서 가장 싸게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도시 중 하나가 됐다.
일본 총무성이 11일 발표한 ‘2001년 국내외 전기통신 서비스 가격 비교조사’ 결과, 도쿄는 ADSL 및 케이블 TV를 통한 인터넷 접속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NTT의 통신망을 개방하는 등 적극적인 경쟁 유도 정책으로 업체간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총무성은 나라마다 서비스·요금 체계가 다양하고 속도, 환율 등의 차이가 있어 단순비교는 곤란하다는 단서를 붙였다.
1.5Mbps ADSL 인터넷의 경우 도쿄에선 요금이 2453∼5050엔 사이인 반면 뉴욕에선 5979∼7176엔, 런던·파리·뒤셀도르프 등 유럽 도시들에선 4000엔 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각 서비스 평균 비용과 속도·서비스 품질을 고려할 때 도쿄의 인터넷 사용 비용은 미국은 물론 유럽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구미 도시들의 인터넷 접속 속도는 주로 512∼768Kbps지만 일본은 1.5Mbps내지 8Mbps가 주류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1990년대만 해도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 비해 초고속인터넷 사용 요금이 훨씬 높았지만 2000년 이후 시장 자율화 및 경쟁 촉진 정책으로 가격이 내려갔고 사용자도 크게 늘었다. 일본 인터넷 접속 시장은 지난해 9월 야후재팬이 월 2300엔 정도의 파격적인 ADSL 서비스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일본의 초고속 인터넷 이용자수는 급속히 증가, 8월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배 늘어난 4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서울의 1.5Mbps ADSL 요금은 3000엔 정도로 일본보다 저렴하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