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개통이 10월 말로 계획돼 있지만 교원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고 한다. 개통을 한달 정도 앞두고 일선 교사들이 소속된 교원단체들의 반발을 사게 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사전에, 또는 추진과정에서 수시로 교원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면 사태가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시스템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전자정부 11개 핵심과제의 일환으로 교육행정업무정보화를 위해 50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00년부터 구축하고 있다. 교육부는 다음주부터 시도교육청별로 시스템을 시범 개통해 일선 교사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10월 말께부터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에는 학생 개인의 인적사항과 학부모의 주민등록번호·직업·학력·휴대폰폰번호, 그리고 교사들의 근태상황·수업시간·근무성적 등을 입력된다는 것이다. 이 점이 교육단체들이 반발하는 핵심이다. 시스템을 개통하면 학생·교사·학부모의 개인정보가 공개돼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000년부터 16개 시도교육청과 학교 등에 서버·시스템소프트웨어·정보보호시스템 등을 구축해 왔고 지난 97년 종합생활기록부와 건강기록부의 입력을 위해 일선학교에 단일관리형(SA)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또한 지난 6월부터 각 시도교육청에 521억원 규모의 전국 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교원단체들은 이같은 정부방침에 반발해 이달초부터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시행 유보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고 지난 7일부터 일선 교사들의 시스템 인증거부에 들어갔다. 이들은 시행 유보라는 기존 입장에서 시스템 도입의 전면 유보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교총도 행정시스템의 도입시기를 늦추길 원하고 있다.
전교조 측은 교육부가 1400억원을 들여 전국 8615개 학교에 도입을 진행해온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을 3년도 안돼 새 시스템으로 다시 바꾸겠다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되는만큼 시스템 도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자정부는 디지털시대 새로운 형태의 정부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시대의 흐름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행정의 전산화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선 교사들의 행정업무 간소화와 표준화, 비용절감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시스템 도입에 따른 역기능이 없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개통에 앞서 교원단체와 시스템전문가 등 각계의 의견을 재수렴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운영주체는 일선 교사들이다. 일선 교사들이 반발하는 한 제대로 시스템을 운영하기 어렵다. 자칫 성과도 미비할 수 있다. 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가능하면 시스템 개통도 연기해야 한다.
다음은 어떤 시스템이든지 한번 도입하면 연간 일정액의 유지관리비가 나가야 한다. 처음 시스템을 잘못 선정하면 시스템 교체에 따른 엄청난 비용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시스템은 철저한 업무분석과 예측을 거친 후 도입해야 교체에 따른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다. 특히 개인정보 침해 및 유출문제는 교원단체들의 지적이 없더라도 완벽을 기해야 할 핵심사안이다.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해킹에 대비해 철벽 보안시스템 구축과 함께 학생 생활기록부는 필수사항만 기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