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고급 가전제품 온라인 판매를 제한키로 했고 이에 대해 쇼핑몰업체들이 공동대응키로 했다는 내용이 본지에 기사화되자(9월 11일자 30면) 삼성 측은 각 언론사에 해명자료를 배포하면서 사태진화에 나섰다.
삼성 측의 공식해명은 이렇다.
“최근 출시된 하우젠의 높은 인기로 수요가 급증,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에 프리미엄 고급제품을 (다시)정상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라는 것이다.
‘e메일로 판매불가품목을 통보했다’는 기사 내용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가 아닌 쇼핑몰업체를 관리하는 대행사가 메일을 전송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즉 인터넷 쇼핑몰의 비중 증대에 따른 다각적 영업마케팅 전략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대행사가 삼성 본사의 의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은 지난 5일부터 11일 오전까지 1주일 동안 대행사의 조치에 대해 모르고 있었거나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인터넷 쇼핑몰에 프리미엄제품을 정상적으로 공급키로 했다”고 공식발표함으로써 ‘쇼핑몰 대상의 고급가전 중단 조치’는 결국 대행업체의 실수로 돌아갔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기자는 지난 수십년간 ‘관리의 대명사’로 명성을 날려온 ‘한국 최고의 기업’이 과연 대행사를 이처럼 허술하게 ‘관리’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더구나 무엇보다 귀를 쫑긋하게 만든 한 마디는 삼성 측 관계자의 말이었다.
“온라인쇼핑에서 고급가전을 너무 싸게 팔고 있다”는 그의 불평(?)은 비록 표면적일지 모르지만 이번 사태가 제조업과 유통업체간 가격결정권 싸움의 접점에서 나왔다는 점을 짐작케 했다.
그래서 이번 일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신유통의 급성장으로 제조사와의 기존 역학관계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상징적 사건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유통 현실상 비슷한 사례는 반복될 수밖에 없는데 그때 삼성의 대응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정보가전부·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