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도체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이 분야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CBS마켓워치에 따르면 LSI로직, AMD, 비테스세미컨덕터 등의 경영진들이 최근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미 반도체 기업의 경영진들이 지난달 한달 동안 총 360만달러치의 자사주를 매입, 1100만달러 규모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 3개월간 반도체 기업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각 규모는 7530만달러로 지난 1∼3월 3억7840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같은 움직임은 주가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 업체인 마켓프로파일시오리의 마이클 페인처드는 “최근 자사주 매입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지난 99년과 2000년 첨단 기술기업의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매각했던 때보다 현재 훨씬 리스크가 줄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SI로직의 CEO인 윌프레드 코리간의 경우 지난 7월 말 주당 7.67달러에 자사주 10만주를 매입했으며 현재 이 회사의 주가는 현재 8달러까지 올랐다.
코리간은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판단될 때마다 정기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데 코리간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는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냈다. 6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던 코리간이 주식을 매입했던 시점과 6개월 후를 비교했을 때 평균 수익률은 무려 4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AMD의 CEO인 헥터 루이즈는 지난달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24만주의 주식을 주당 7.39∼7.9달러에 매입했다. 이는 연말에 대대적인 생산 시설 확충을 염두에 둔 것이다. AMD의 대변인은 “루이즈는 AMD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 주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비테스세미컨덕터의 CEO인 루이스 토마세타와 CFO인 유진 하바넥은 지난 8월 이후 각각 25만주와 18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비테스세미컨덕터의 경영진들이 실적부진과 주가폭락에 시달리면서 회사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자사주 매입을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BS마켓워치는 반도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장 조사업체들이 올해 PC 출하대수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는 등 반도체 산업의 단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고 전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