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윤 태국정보통신 사장 thaiit@thaiit.com
한국의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시도하다 고정관념과 잘못된 시각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의 잠재능력보다는 피상적인 시장에 관심을 두고 소극적인 진출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진지한 판단보다는 이른 결단을 내려 결국에는 파경을 맞는 것이 지금까지의 동남아 시장의 진출 모습이었다. 현재 동남아지역은 정부 정보네트워크 및 IT서비스 계획에 따라 네트워크 분야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며 게임 및 기타 콘텐츠를 바탕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분야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짧은 소견으로나마 현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IT시장 진출방향에 대해 몇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동남아 시장의 환경 및 선호방식에 관한 사전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동남아에서 일본 등의 기업들에 비해 국내 기업은 인적 네크워크가 거의 없어 정보부족으로 인한 시장진출 실패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동남아 시장의 특성은 사업의 진행 및 수금 등의 상황이 매우 천천히 진행되므로 일을 신속히 처리하기 원하는 한국 기업의 경우 이러한 점이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아직까지 정부기관·대기업을 제외한 시장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매우 협소한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의 특성을 사전에 철저히 조사하고 진출하는 것이 성공요인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둘째, 유력한 에이전트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우리 기업은 해외진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미주나 유럽에 비해 이제 막 깨어나 걸음마를 시작하는 동남아 시장의 진출은 막연한 시장이다. 이런 기업을 위해 에이전트를 확보하는 것은 경제적·시간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올바른 시장진출의 정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편일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SI 분야와 패키지·콘텐츠 분야의 경우 현지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진출하는 것은 거의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동남아의 경우 아직까지 업무 및 계약진행 과정 등이 인적 관계에 의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사업추진시 현지에서의 사업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의 제휴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셋째, 장기적인 안목으로 현지시장에 진입, 현지화한다.
만일 우리가 외국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면 많은 사항을 점검하게 된다. 그 중 가장 우선시되는 것이 현지화가 돼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제품의 AS는 어떤 식으로 이어지는가, 제품을 판매한 업체의 사업지속성 등을 검토하게 되는 것이다. 현지화는 해외시장 진출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며 여기에 따라 진출의 성공과 실패가 결론난다. 동남아 시장의 구조상 영세한 소규모 기업의 개별 진출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대규모 시장진출이 우선돼야 하며 동남아 시장경향에 맞춰 그들이 신뢰할 수 있는 깊숙한 현지화 및 지속적인 관리와 원활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자체적으로 가능하도록 현지 프로그래머들을 고용, 재교육해야 할 것이다.
국내 IT관련 제품들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아직도 많은 벤처기업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해외시장 개척을 한다고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엉뚱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는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한국 기업의 해외정보 부족 및 선진국 진출에만 치우친 시각은 시간·경비 손실만 초래하게 된다. 준비하고 노력한 기업만이 해외시장 진출시 성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