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인터넷전용회선 임대료를 지난해 10% 인상한데 이어 이달들어 10∼15%의 전용회선 임대료를 인상키로해 인터넷전용회선서비스업체(ISP)들에 비상이 걸렸다.
KT는 그동안 원가보상률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 저속급 시내회선의 경우 이달 15일께 최고 15% 가량의 임대료를 인상했다. 또 128∼512Kbps의 비교적 중급에 속하는 전용회선의 경우는 6∼8% 임대료를 인상했다. 시외회선의 경우도 평균 6∼7%의 임대료를 인상했다. 그러나 대형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사용하는 고속인 E1급의 경우는 요금을 인상하지 않았다. 따라서 KT는 중소ISP들이 임대해 활용하는 중저속 전용회선의 경우 지난해 인상한 10%를 감안하면 1년 사이에 25% 가량의 요금을 인상했다.
KT관계자는 “저속 인터넷전용회선 임대료의 경우 그동안 원가보상률이 낮아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하지만 고속인 E1급 요금의 경우 기존 요금체계를 그대로 유지해 KT로서는 요금인상으로 수익구조의 변화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KT의 요금정책은 앞으로도 원가보상률과 시장상황에 맞게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출혈에 가까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터넷전용회선 업계는 이로 인해 아예 고사직전의 상태에 빠져들게 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ISP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월 평균 10% 가량 요금을 인상한데 이어 올들어 15% 가량 요금을 추가 인상해 중소ISP들로서는 요금을 인상해야 수익구조를 맞출 수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 기업고객들과 1년 이상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 실제로 요금인상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KT가 요금을 올리는 것은 중소ISP들한테 아예 문을 닫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KT 관계자는 한마디로 말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는 단지 지나치게 원가보상률이 낮은 요금을 조금 조정한 것 뿐인데 과민반응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요금인상이 문제가 아니라 우후죽순 생겨난 ISP간 출혈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를 KT에 전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ISP의 경우 IMF 이후 우후죽순 생겨나 출혈경쟁을 치르고 있어 어려움이 클 것”이라면서도 “KT가 원가보상률에 따른 요금인상이라고는 하지만 수많은 고객사를 거느린 ISP나 ISP협의회측과 사전조율이나 예고없이 인상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더 나아가 중소ISP의 입지를 빼앗는 결과를 낳는다면 큰 문제”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