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2006년이후 정보화

 무역회사 대표인 P씨. 그는 아침에 출근하는 차량에서 휴대폰을 통해 자신에게 전송돼 있는 e메일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일일이 답장을 보낸다. 회사에 도착서는 컴퓨터를 통해 직원들이 올린 각종 결재서류를 하나씩 체크해 결재하고 영상회의시스템을 활용해 전세계 지사와 동시회의를 개최해 현지 상황을 보고받고 지시를 내린다.

 틈을 내 B2B 네트워크를 이용해 협력업체와 제품 설계·제조 및 납품에서 생산·유통·물류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협력업체와 업무협력을 수행한다. 저녁에 퇴근해서는 3차원 입체 음향기능을 갖춘 디지털TV를 이용해 바둑 채널을 보면서 여가를 즐긴다.

 영화에서나 봄 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실현되는 날이 그리 머지않은 듯하다.

 정통부에 의하면 2006년 이후가 되면 이런 일은 모두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이상철 장관은 지난주 21세기 경영인클럽 조찬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2006년이 되면 전국민이 집이나 학교에서 초고속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자동차로 이동 중에도 휴대폰 등을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2006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인터넷 활용능력을 갖춘 국민이 전체의 90%에 달하고 학교의 PC보급률은 학생 5명당 1대 꼴로 확대되며 모든 기업이 온라인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 기간에 초고속인터넷 이용가구는 작년 말 791만가구에서 1500만가구로 늘어나 보급률이 100%에 달하고 서울과 6대 광역시에만 보급된 무선인터넷이 읍·면 단위까지 확대되며 디지털TV 보급률도 50%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뿐 아니다. 산업분야의 정보화에도 급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4%에 그치고 있는 전자거래 비율이 30% 수준으로 높아지며 현재 20개 업종에서 실시되고 있는 기업간(B2B) 전자거래가 50개 업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될 경우 IT산업의 성장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하다. 정보통신산업의 생산액은 지난해 말 150조원에서 2006년 276조원으로 확대되며, 전체 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9%에서 17%로 높아지고 수출액은 384억달러에서 895억달러에 달해 명실상부한 IT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보통신산업의 성장에 따라 관련 직종의 종사자도 작년 말 116만명에서 2006년에는 144만명으로, 전자서명 이용자는 192만명에서 25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선전화 가입자는 작년 말 2273만명에서 2007년에는 2448만명으로, 휴대폰 가입자는 같은 기간 2905만명에서 3916만명으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정통부는 이처럼 국민 정보활용능력 등 국가사회의 정보화 수준이 향상되고 IT산업 및 통신서비스의 지속적 성장세가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는 2006년 세계 10위의 정보화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세계 정보화 수준 19위에 랭크돼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4년 후에 세계 10위에 오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주변에서 흔히 목격되는 높은 휴대폰 보급률이나 인터넷 이용인구의 급증현상을 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듯싶다.

 우리가 이제껏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만은 앞서 가자’는 기치 아래 정보화에 매진해왔다면 지금부터는 그 속도를 더 높여야 할 때다. 그래야 2006년 이후 우리의 정보화 전망은 밝다. 

 <금기현 논설위원 khku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