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라이스대 학생인 앤디 페레즈는 책이 아니라 조용한 곳을 찾기 위해 대학 도서관을 이용한다. 그는 인터넷을 이용해 연구한다.
만카토에 있는 미네소타주립대에 재학중인 에델 피들러도 인터넷을 이용해 수강신청을 하고 성적을 확인한다.
라케시 페이텔은 정기적으로 e메일을 이용해 시카고의 드폴대 교수들에게 과제에 대한 질문을 한다.
이 같은 일들은 이제 대학 캠퍼스에서 일상화됐다.
퓨인터넷앤드아메리칸라이프프로젝트(Pew Internet & American Life Project http://www.pewinternet.org)가 최근 미 전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이 단순히 학업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학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사에서는 미국 전체 인구의 59%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데 비해 대학생은 무려 86%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의 일리노이대 홍보학과장이며 이 보고서를 작성한 스티브 존스는 “대학생들에게 인터넷은 수도를 틀어 물을 받고 TV를 켜는 것처럼 일상적인 일이 됐다”고 진단했다.
대학 컴퓨터실이나 컴퓨터가 설치된 교실에 들어가보면 학생들이 인터넷에 열중해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과제를 위한 정보검색은 물론 음악파일 내려받기, 온라인 게임 등을 즐기면서 짬을 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워싱턴대 사이버문화연구센터 데이비드 소장은 이 같은 현상을 ‘사회적 다중과업화 (multitasking)’라고 설명한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인터넷 검색은 대부분 학업과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42%가 인스턴트 메시지나 e메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고 응답한 데 비해 학업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학생들의 비율은 38%에 머물렀다. 특히 거의 4분의 3은 e메일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라이스대의 페레즈는 “한 룸메이트는 하루종일 인스턴트 메신저를 켜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있는 페레즈도 1분마다 자신의 e메일을 확인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게을러져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존스 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 학생들은 적은 시간을 들여 더 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의 80%는 인터넷 덕분에 대학에서 더 많은 연구활동을 할 수 있었고, 56%는 e메일만으로도 교수들과의 관계가 더욱 증진됐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의 오차는 2%포인트로, 학생 2054명이 조사에 응했다.
최근 뉴욕주 포츠담에 있는 클락슨대를 졸업한 보스턴 주민 론 에이어스는 “e메일은 보다 주의깊게 사고를 교정하고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학중 컴퍼스 소식에서 날씨 리포트, 식당 메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데일리졸트(http://www.dailyjolt.com)라는 학생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관리했었다. 그는 “인터넷이 없었더라면 학생들이 도대체 신문이나 읽는지 의문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