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간 무역분쟁이 미국의 대형 기업들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http://www.nytimes.com)에 따르면 갈등 촉발요인은 ‘수출상사에 대한 감세규정’으로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은 이 규정을 활용, 계열 수출상사를 통해 물건을 해외로 수출해 막대한 혜택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럽은 이러한 감세제도가 불법적인 무역보조금이라고 지적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승소함으로써 미국의 목을 죄고 있다.
이로써 미국이 관련제도를 폐기하거나 근본적으로 개정하지 않으면 EU는 WTO가 사상 최대규모로 승인한 40억달러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미 의회는 기존 감세제도를 폐기한 후 해외에 공장이 많은 기업들에 대해 감세혜택을 주는 새로운 형태의 수출기업 지원방안을 마련하려고 하는데 이 방안이 기업간 이해대립을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보잉은 제너럴모터스(GM)를, 월트디즈니는 AOL타임워너를, 마이크로소프트는 IBM을 견제하는 등 정보기술(IT) 기업간 견제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기업간 이해가 너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기업들의 로비로 의회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을 대리하는 조세전문 법무법인들은 미국 워싱턴에서 의회를 대상으로 고객들을 위한 치열한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워낙 덩치나 이해대립이 크고 각자의 목소리가 높아 의원들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존 제도로는 보잉·마이크로소프트·월트디즈니·이스트먼코닥 등이 큰 혜택을 받지만 제도가 고쳐질 경우 해외투자가 많은 GM·AOL타임워너·IBM이 수혜대상이 된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충안은 거의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인데 이 와중에 EU가 보복관세 부과대상 품목 명부를 제시하고 미국에 압력을 가하고 있어 단시간 내에 미 의회가 국내 기업들의 이해를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지 미국 전체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