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일로 서비스 1주년을 맞는 세계 최초의 3세대(3G) 이동통신 상용서비스 ‘포마(Foma)’의 성적이 ‘기대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NTT도코모의 포마는 서비스 10개월 만인 지난 8월 말 기준 총 13만4000명이 가입해 “3G 서비스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에 힘을 더해줬다. 2개월간의 통계가 나오면 더 확실해지겠지만 이 수치만으로도 포마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실적을 거뒀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같은 기간동안 2G나 2.5G 가입자 증가세와 비교하면 포마의 초라함은 한층 극명해진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 8월 31일까지 일본내 2G 및 2.5G 서비스 가입자 수는 560만명으로 포마에 비할 바 아니다. NTT도코모의 2G 및 2.5G 서비스의 가입자 수만 해도 300만명이었다.
올해 말까지 138만명이 가입하리라던 도코모측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다치가와 게이지 NTT도코모 사장도 재빠르게 예상 수치를 정정했다.
충격은 일본이 차세대 모바일 통신에 관한 한 ‘원조’임을 자처해왔다는 점에서 더 크다. 포마의 부진은 포마 출범과 함께 일본인들의 통신환경은 물론 생활방식 자체가 바뀔 것이라던 전망이 완전 어긋났음을 뜻한다. 특히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서 디지털 카메라를 부착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휴대폰에 대해서만큼은 거의 집착증세(?)를 보여온 일본인들의 휴대폰 열기를 식혀놓았다. 포마의 성적에 비추어 앞으로 일본 통신시장이 성장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본 업계에서는 포마가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를 몇 가지로 분석한다. 서비스 범위가 아직은 제한돼 있고 단말기 배터리의 수명이 짧으며 단말기 가격도 비싸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2G 및 2.5G와 차별성이 없다는 점이다. 3G라는 ‘간판’에 걸맞게 전송속도에서 이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 ‘절반의 실패’라는 이유도 여기 있다.
포마는 우선 소비자들이 바라는 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일본에서 출시된 카메라 탑재 휴대폰은 판매에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분명하다. 정지영상은 몰라도 동영상을 전송하는 데는 문제가 많다. 서비스 업체들은 휴대폰을 이용해 영화 등 동영상 메일을 보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품질 나쁜 영상만을 볼 수 있다. 업체들이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이기 위해 화질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마를 포함한 3G가 본격화되면 이러한 상황은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가 오는 12월이 되면 J폰이 정지영상은 물론 동영상 메일 서비스, 즉 3G 서비스에 돌입한다. 시장 확대 측면에서 혼자 뛸 때보다 도코모의 걸음이 훨씬 더 가쁜해질 것은 분명하다. 도코모는 이 때에 대비, 휴대폰을 이용한 영상회의를 가능하게 하는 등 기술개발에 나서는 한편 아이돌 스타들의 동영상 클립을 제공하는 등 콘텐츠를 다양화해나갈 계획이다. 또 다양한 가격체계를 도입, 소비자에 맞춰가는 등 서비스도 개선키로 했다. 일본에서뿐 아니라 전세계 3G 서비스 선구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나서 포마에 대한 평가를 받아도 늦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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