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월드 2002 현장

 HP의 미래를 보여주는 ‘HP 월드 2002 콘퍼런스 및 엑스포’ 행사가 23일(이하 현지 시각) 개막, 27일까지 5일간 계속된다.

 25일 오전 10시부터 30분간 있을 칼리 피오리나<사진> HP 최고경영자의 기조 연설에 시선이 잔뜩 쏠린 가운데 행사 초반부터 HP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포괄적 닷넷 협력 계획이 발표되는 등 굵직굵직한 뉴스들이 터저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HP-MS 닷넷 제휴=양사는 MS의 웹서비스인 ‘닷넷’을 HP의 기업 고객에게 판매하는 데 서로 손을 잡기로 하고 이를 위해 앞으로 5000만달러를 쏟아붓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HP는 ‘넷 리절트’(Net Results)라는 프로그램을 발표, 3000명에 달하는 자사의 IT 서비스 컨설턴트와 5000명의 판매 및 지원 인력 등 총 8000명의 직원에 대해 닷넷 훈련을 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PC시대의 플랫폼을 장악한 MS가 인터넷 시대의 플랫폼도 장악하기 위해 사운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웹서비스는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인데 앤 리버모어 HP 부사장은 “이제 웹서비스를 기업에 판매하는 것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웹서비스 시장이 열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HP의 IT 서비스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고객(기업)의 관점에서 봤을 때도 웹서비스 개시 시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덧붙이며 “고객들은 웹서비스에 대해 비용과 민첩성(데이터 사용 등)을 가장 걱정하고 있는데 MS의 웹서비스는 이 모두를 해결해 주는 적절한 것이 될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닷넷에 대한 서비스와 판매 인력의 교육 외에도 HP는 닷넷 기술을 기업에 판매하기 위해 이를 전담할 조직으로 3명이 한팀으로 구성된 160개의 팀을 만들 예정이다. HP와 별도로 현재 MS는 HP 및 다른 기업에 닷넷 서비스를 설치하기 위해 1000명의 전담 직원들이 뛰고 있다. HP와 MS가 이번에 투입하기로 한 5000만달러는 직원들 닷넷 교육 외에도 닷넷 마케팅 비용도 포함되는데 MS가 월드와이드 차원에서의 닷넷 서비스 사업자를 지정하기는 HP가 처음이다.

 리버모어 부사장은 HP가 앞으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데이터 수집과 분석 △핵심 비즈니스 과정을 인터넷으로 처리 △대형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에 분리 저장된 데이터 통합 △프로젝트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이와 관련된 직원들의 업무 통합을 지원할 웹서비스 제공 등의 4가지 분야에 특히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건강·의료분야(헬스케어), 증권·보험 등 금융서비스, 전자정부 등의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특별 프로그램을 창설하는 등의 노력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새 프린터 대거 선보여=프린터 시장 절대 강자인 HP는 23일 기업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프린터 5종을 발표했다. 특히 이중에는 컬러 레이저프린터이지만 가격이 999달러에 달하는 초저가 제품도 들어 있다. 이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HP의 컬러 레이저 프린터 가격은 최하가 1999달러여서 새 제품은 무려 1000달러나 낮다. HP가 이처럼 초저가 컬러 프린터를 내놓게 된 것은 경쟁업체들의 압박이 날로 높아가고 있기 때문인데 HP의 경쟁업체인 미놀타는 최근 799달러의 신제품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출시, HP의 신경을 자극했다. 또 여기에 HP의 숙적인 델컴퓨터가 잉크젯과 레이저 프린터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점도 HP가 프린터 시장 ‘잡도리’에 나선 이유다.

 ◇새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발표=노트북처럼 갖고 다닐 수 있지만 성능은 워크스테이션과 같이 막강한 새 모바일 워크스테이션도 HP는 이번 행사에서 선보였다. ‘컴팩 에보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N800w’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제품은 2.2㎓ 펜티엄4 프로세서, 2Gb메모리, 15인치 스크린를 가지고 있는데 하드드라이브 용량은 30∼60Gb로 다양하다. 운용체계로는 MS의 윈도XP 프로와 윈도2000을 지원하고 있으며 기본적 구성(컨피규레이션)만 갖춘 제품의 경우 가격이 3899달러에 달한다.

 HP 관계자는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의 시장 규모가 아직 미미하지만 계속 성장하는 분야”라며 “우리의 새 제품이 이동중에도 대용량의 그래픽 컴퓨팅 파워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반도체 디자이너, 디지털 아티스트 등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현재 분기당 약 7000대가 팔리고 있는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의 판매가 오는 2006년에는 18만대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