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중 정보기술(IT)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증가한 39억31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경기호전의 청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니 다행이다. 우리 경제계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거둬낼 수 있는 해법의 하나가 IT산업 활성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IT수출 회복만큼 반가운 소식도 없다고 본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IT수출 증가가 일회성이 아니라 지난 3월 이후 6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IT수출이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와 모니터, 노트북PC, 반도체 및 부분품의 수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지난해 수출 부진에 따른 기술적 반등도 한몫했던 것 같다.
실제로 8월말 현재 IT수출액은 288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3.4%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통신기기 77억4000만달러(24.1% 증가), 정보기기 61억9000만달러(25.7% 증가), 방송기기 5억5000만달러(17.7% 증가), 부품 142억9000만달러(4.2% 증가)로 모든 품목에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를 더욱 기쁘게 하는 것은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컴퓨터와 반도체 등 주력품목의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 컴퓨터 본체는 56.1%, 반도체는 64.8% 늘어났으며, 모니터 등 주변기기의 수출도 호조라고 한다. 또한 이동전화단말기 54억8000만달러 등 통신기기 수출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시장 침체로 인해 지구촌 전체가 IT불황을 맞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런 결과라고 본다. 아쉽다면 반도체를 제외한 순수 IT분야 수출 증가율은 7월 30%에서 8월 25.1%로 낮아지는 등 특정 품목에 편중되는 불안한 구조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부상이다. 무선통신기기 8억6000만달러, 컴퓨터 주변기기 6억2200만달러 등 8월까지 총 31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6억6000만달러)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처럼 중국시장이 급부상한 것은 IT제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향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장 확대 등으로 수출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서비스, 정보통신기기,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각각 81과 93으로 나타났던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월과 10월 각각 120, 124로 나타났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호전·보합·위축으로 표시하게 한 후 이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초과하면 경기호전을 전망하는 업체가 악화로 전망한 업체보다 많고 100 미만일 경우는 경기악화를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음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IT경기가 이달부터 호전될 것이란 예상이다.
물론 IT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변수는 지난 8월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반도체 가격과 수출증가율 둔화다.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패키지 소프트웨어 수출도 문제라고 본다. 또 미국 경제의 회복여부도 변수 중의 하나다.
시장다변화와 일등상품 개발로 최근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IT수출이 회복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