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애국가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으로 시작된다. 그만큼 동해라는 명칭이 우리에게 주는 정신적 깊이는 크다. 그동안 국제수로기구(IHO)가 발간하는 세계바다지도인 ‘해양의 경계’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단독표기돼 있어 우리에게 여러가지로 불리했다.
우리는 IHO 사무국에 일본해 단독표기와 관련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동해/일본해 병기를 주장했다. 그러자 20년 만에 ‘해양의 명칭 및 경계’ 제4차 개정판 발간을 앞두고 IHO는 일본해 단독표기 삭제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동해지도를 아예 공란으로 두는 최종안을 내놓고 회원국의 투표절차를 진행해 왔다. IHO의 결의에 따르면 연안국가간 단일명칭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서로 다른 이름을 함께 쓸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병기에 대한 우리의 주장은 유엔지명 표준화회의에서도 의장서명으로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즉 “관련국들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그런데 며칠전 IHO가 돌연 일본해 단독표기 삭제안을 철회했다. 만약 이대로라면 앞으로 우리의 동해는 세계의 모든 지도에 일본해로 표기될 가능성이 짙다. 이달 초 IHO 이사장이 바뀐 뒤 일본이 집요하게 로비를 벌였고 그게 먹혀들었다는 의혹을 배제할 수 없다.
IHO는 “회원국들이 많은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보완작업을 위해 찬반투표를 철회키로 했다”고 우리정부에 통고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투표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국제기구의 투표자체가 중단된 일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이번 철회로 내년 초 발간예정인 해도 개정판은 상당기간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더라도 일본해 단독표기는 더 이상 대세가 아니다.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바다의 명칭이 일본해가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정부는 수정 보완될 최종안에 IHO의 기존결의에 따라 동해/일본해가 병기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이 꼭 관철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IHO사무국의 전횡(專橫)은 규탄받아 마땅하다.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네티즌들도 ‘반크(VANK·http://www.prkorea.com)’가 벌이는 IHO 81개 회원국 정부, 시민사회단체, 언론사, 교육기관 등에 ‘동해의 일본해 표기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는 항의서한 발송운동에 동참하자. 반크는 다음달 말까지 2000여개에 이르는 국제수로기구 회원국들의 홈페이지에 항의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하며 일반 네티즌들도 ‘반크’ 사이트에 접속해 항의서한 발송 운동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한다.
네티즌의 작은 힘이 모여 동해 표기가 관철되길 바란다.
고유미 서울시 양천구 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