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매점에 설치된 현금계산기인 POS(Point Of Sale)에도 리눅스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다
26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 대항해 중대형 컴퓨터(서버)와 데스크톱PC 시장에서 꾸준히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리눅스가 대형 유통매장들의 POS 단말기에 잇달아 주요 플랫폼으로 채택되고 있다. 보통 교체시기가 5∼10년인 POS 단말기는 현금계산 등 제한된 목적으로 유통점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주로 윈도 운용체계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리눅스의 최대 후원자인 IBM은 이날 미국 전역에 수백개의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 최대 극장체인인 리걸엔터테인먼트그룹에 리눅스를 주요 플랫폼으로 하는 POS단말기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걸은 올 연말까지 2700개의 리눅스 POS를 설치하고 내년에는 이를 3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리걸의 최고정보임원인 헨리는 “리눅스는 POS에도 적절한 플랫폼이다. 단말기 운영비를 낮출 뿐 아니라 시스템 운영도 보다 효율적”이라고 언급하며 “우리 극장에 영화를 보러 오는 고객들이 이전처럼 팝콘, 음료수 등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걸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대형 백화점인 카사스바히아에도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POS단말기를 대량 설치한다고 이날 밝혔다. 카사스바히아는 320개 매장에 1500대에 달하는 리눅스 기반 POS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리걸과 카사스바히아의 POS 단말기는 모두 IBM 제품이며 최대 리눅스업체인 레드햇의 리눅스 버전을 사용한다. 이보다 앞서 미 최대 페인트 제조업체인 셔윈-윌리엄스와 일본에서 두번째 큰 편의점인 로손이 리눅스 기반 POS 단말기를 대량으로 설치한 바 있는 등 탄생 11년째의 리눅스는 이제 POS 단말기 시장에서도 주요 세력으로 부상하기 시작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POS 단말기에 리눅스를 사용하는 이유는 윈도 운용체계보다 비용이 싼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 업계 관계자들은 ‘리눅스의 POS’가 ‘윈도의 POS’보다 훨씬 싸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또 이뿐 아니라 리눅스 시스템은 윈도와 달리 POS에서 필요하지 않은 기능들을 모두 제거, 시스템의 운용 자체가 가벼워지고 부팅시간도 짧은 이점이 있다. 그리고 여러 플랫폼을 지원하기 때문에 시스템에 대한 선택의 폭도 다양하다.
IBM의 리눅스 사업부 제너럴 매니저인 스티브 솔라조는 “소매상들이 라이선스가 있는 윈도보다 소스를 자유롭게 변경, 복제할 수 있는 리눅스에 점차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보다 고무적인 것은 이들이 단순히 값이 싸기 때문에 리눅스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윈도보다 시스템이 안정적이고 보안이 뛰어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눅스가 이제 소매상의 POS 풍속도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하며 “IBM은 서버처럼 소매 컴퓨터 인프라 시장에서도 리눅스를 가지고 경쟁자들을 따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기관인 ARM리서치의 애널리스트 폴라 로센블럼도 “리눅스가 POS시장에서 확실히 윈도를 위협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매 시장용 POS 시스템에서 윈도 기반 소프트웨어가 리눅스보다 △빠른 설치 △손쉬운 지원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플랫폼 제공 등 아직 경쟁우위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