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변곡점 위의 온라인게임

 ◆허종도 하이원 사장 jdhur@gameswin.com

기업인(企業人)이란 누구인가.

 기업인에 대한 생각은 동양과 서양이 다른 것 같다. 동양에서는 기업인을 지나온 길을 생각하면서 걸음을 멈추고(止) 앞으로 갈 길을 살피는 사람(人)으로 생각한 데 비해, 서양에서는 기업인(Business man)을 바쁜(Busy) 사람으로 생각한 것 같다.

 우리 온라인게임산업의 기업인들도 최근 몇 년간 아주 바쁜 ‘비즈니스맨’으로 살아왔다. 이제는 바쁜 걸음을 멈추고 앞뒤, 그리고 좌우를 살피며 미래의 나아갈 방향을 살펴야 하는 시점에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및 세계 경제환경을 살펴보면 주가와 부동산의 급등·급락, 대기업의 도산, 세계 주변국가들의 IMF체제 돌입, 전산업에서의 세계 메이저를 중심으로 하는 인수합병 등 이루 설명 할 수 없고 미처 경험하지 못한 현실에 직면해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온라인게임산업도 이런 국제적인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바로 새로운 변곡점에 서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을 간단히 살펴보면 개별기업간 너무나 큰 편차를 보이며 소위 전대미문의 ‘대박’ 신화를 이룬 기업이 탄생했다. 반대로 게임산업 전체적으로는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 사업구조인데도 소수기업의 엄청난 성공으로 게임산업 전체에 하나의 크나 큰 착시현상을 일으켜 현재도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의 온라인게임시장에서 대박 신화를 찾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개별기업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게임산업 전체적으로는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명제를 해결해야 한다. 게임산업 전체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매출을 확대하거나 투입비용을 축소해야 하며 위험을 줄여야 할 것이다.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매출구조를 지역적으로 더욱 확대(수출)하고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넓혀야(응용제품의 확장) 한다. 투입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기간을 단축시켜야 한다. 또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위제품당 매출 비중을 대폭 감소시켜야 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의 생산체계를 다변화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인 소비자는 향후 지금과는 달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요구 수준이 대단히 높아질 것이다. 이런 높아진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수반될 것이다. 또 공급 측면에서 보면 일본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온라인게임산업에 진입해 게임의 생산량을 확대할 것이다.

 그러면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새로운 사업모델은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

 온라인게임이라고 하는 제품 구성을 기획·프로그램·그래픽·음악·마케팅 등으로 구분하고 부문별로 최고의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느슨한 연방제 형태의 기업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연방제 기업군에 참가한 기업은 개별기업 경영의 의사결정과 소유관계 등에서 완전한 독립성이 보장되고 연방제 기업군의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상호신뢰를 구축해 해당 기업의 핵심 역량을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발전·유지해 실력있는 개인기와 단단한 팀워크를 이뤄야 최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참가한 기업은 상호 역할을 인정하고 해당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이익에 대한 인센티브로 한 프로젝트당 적정이윤을 추구하고, 프로젝트를 다변화해 결과론적으로 개별기업의 이윤극대를 달성한다는, 행동할 수 있는 철학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현재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가 담당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웃소싱하는 모델이나 모든 과정을 한 기업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경영 형태 또한 성공할 확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방제 기업군에 포함된 기업들이 상호인정하는 정신 자세와 내가 책임진 과업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완성할 수 있는 실력의 프로정신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