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 난기류` 철저 대비를

 나라 안팎으로 각종 악재가 쏟아져 경제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차츰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불안에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 유가 급등 등이 겹치면서 세계 경제의 앞날이 밝지 않다. 특히 거대시장인 미국 경제의 침체는 세계 경기를 급랭시키고 있다. 물론 지금의 경제상황을 보는 전문가들의 진단과 처방도 엇갈리고 있다. 비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내년 초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낙관론도 펴고 있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다행인 점은 우리 수출은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주요 정보기술(IT)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비교적 양화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우선 지난 8월중 IT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증가한 39억31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경기호전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 경제를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성장엔진이 바로 IT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수출증가세가 유지되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국내 IT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음은 국내 IT산업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거래소 및 코스닥내 시가총액 상위 주요 IT기업들의 3분기 예상실적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하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세는 둔화돼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전분기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경기 상황을 낙관만 할 수 없다.

 최근에는 국내 이동전화단말기업계가 전세계 컬러단말기 보급 확산에 따라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경제에 힘을 보태는 이같은 일은 하반기들어 북미·유럽·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컬러단말기 보급이 본격 확산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출 단가가 상승하고 물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니 기쁜 일이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내수시장에서 다진 기술력과 품질 그리고 마케팅력을 발휘해 비싼 가격으로 컬러단말기를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들어 미국·유럽·아시아 등에 컬러단말기를 본격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수출단가를 대당 10달러 정도 올렸고 3분기에 1000만대 이상의 이동전화단말기를 전세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하반기들어 미국과 중국으로 CDMA 및 GPRS 컬러단말기 수출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상반기 155달러 수준에 머물렸던 수출용 평균단가를 160∼165달러로 올렸다고 한다. 이밖에 중견·중소업체들도 중국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경제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컬러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서 특수를 누리는 것은 우리한테는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지속적인 호황을 누리려면 품질과 기술력·마케팅력 등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부단한 노력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국내 업체간 지나친 견제나 적정 이윤을 밑도는 덤핑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원칙을 벗어나지 않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산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야 한국 기업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

 아울러 모든 IT업체들은 세계 경제의 장기 불황 가능성에 대비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외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나 유가급등에 따른 원가상승 및 채산성 악화 등에 따른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