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중국-`珠江 삼각주` IC생산 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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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장삼각주가 중국 최대 집적회로(IC)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주장삼각주는 중국 최남단 광둥성 가운데에서도 남쪽에 위치한 광저우·중산·후이저우·순더·둥관 및 선전시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전자·정보 제품은 물론 IC 생산이 크게 늘고 있다. 광둥성 경제무역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광둥성 전자·정보제품 제조업의 총생산액은 2918억위안, 매출액은 2836억위안으로 광둥성 전체 공업생산규모의 20%를 차지하면서 연평균 39.8%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과가 주장삼각주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선전시만 해도 컴퓨터·프로그램제어 교환기·컬러TV 등 전자정보생산업체가 1500개 이상으로 2001년 IC의 매출은 25억달러를 넘어서 중국 전체 시장의 15%를 차지했다.  

 업체들 가운데는 선전의 패키징 테스트 업체 사이파가 돋보인다. 이 회사는 2001년 IC 패키징 능력이 12억2500만개에 이르렀다. 매일 350만개를 생산하는 셈이다. 제3차 인프라 확충이 끝나면 패키징 능력은 연 40억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설립된 화커마이크로전자유한회사 역시 홍콩을 이웃하고 있는 주장삼각주의 지리적 강점을 이용, 완구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을 알아차리고 생산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실제 지리적 위치는 주장삼각주의 커다란 강점이 되고 있다. 외국의 선진기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IC기업들이 주장삼각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아래 선전에 소재한 대부분 IC 업체들은 수입대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이커촹신마이크로전자회사는 2포트 스틸메모리를 개발해 명성을 얻었다. 성능은 외산 수입제품을 넘어서지만 가격이 10∼15% 낮아 중국내 통신업체들에 선호되고 있다. 선전 중싱집적회로디자인유한회사는 통신용 32비트 RISC CPU를 개발해 시험중인데 이 제품이 출시되면 외국 제품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IC분야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선전의 IC산업은 가공산업에 불과해 수요량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주장삼각주 IC 생산기지 기반을 다지기 위해 다양한 부양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지난 2001년 선전시 정부는 국무원에서 공포한 소프트웨어 및 IC산업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을 기반으로 ‘선전시 IC 제조업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한 규정’ 및 ‘하이테크 기술산업 발전을 위한 부양 규정’을 발표하고 IC산업의 발전을 제10차 5개년 계획의 핵심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이같은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선전시의 IC 업체들은 상당한 활력을 나타내고 있다. 선초과학기술투자회사는 올베스트(AllBest)사와 제휴를 맺고 6억 달러를 투자해 8인치, 0.25 미크론 웨이퍼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샌커그룹은 나노과기와 합자, 9억달러를 투자해 10월 중에 웨이퍼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주하이 난커집적회로유한회사는 8인치 생산라인 투자를 늘리고 있고 이밖에 선전의 유웬실업유한회사 등 많은 민영업체들이 외국업체와 제휴를 맺고 IC제조부문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또 선전시 정부는 선전의 IC산업기지 관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기업·연구소·투자업체 등과 손잡고 선전IC디자인창업발전유한회사를 설립, 선전기지를 최대 인큐베이팅 기지로 활용하는 한편 화남권 IC 디자인산업에 고효율·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 광저우 집적회로디자인단지 및 광저우 집적회로테스트센터를 화남이공대학에서 설립했는데 광저우 정부는 벤처캐피털 방식으로 8000만위안을 투자했고 신식산업부 산하 제5전자연구소가 20%의 기술 지분을 갖는 형식으로 직접 참여했다.

  이처럼 주장삼각주는 지리적 강점과 해외 선진기술 접근이 용이한 점,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 등에 힘입어 IC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발족한 지 불과 2년이 채 안된 상태로 아직은 많은 문제점들이 산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전체 화남권을 견인할 수 있는 주력 기업이 없다. 일례로 중국 전체적으로는 매출액이 1억위안을 넘어서는 IC디자인 업체가 4개이지만 주강삼각주 생산기지에는 이런 기업이 하나도 없다. 둘째, 자금유치 측면에서 중국 다른 지역에 처지고 있어 입주 업체들의 자신감을 북돋우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이유는 무엇보다 내수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유효 시장규모’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문제다. IC 개발업체들은 수입대체 제품을 개발했지만 통신기기 제조업체들의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샘플 생산 단계 및 테스트 단계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신규 업체들이 시장에서 자리 잡기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셈이다. 현재 중국에는 주변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기술적 지원이 모자라는 것도 문제다. 예를 들면 SOC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검사에 통과하는 데 중국 국내에는 충분한 기술을 갖는 지원팀이 없어 제품의 연구·개발 주기를 단축할 수 없다. 또 세계 IC 시장회복세가 완만하고 설상가상으로 올 하반기에는 세계 통신시장이 위축돼 거시적인 시장환경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중국 업계에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조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서비스 의식은 향상되고 있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 IC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 산업에 대한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는 것과 함께 국가에서 규정한 다양한 혜택정책이 기업운영에 도움이 되도록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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