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 설계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주문형 설계 반도체는 소니나 파나소닉 같은 가전회사들이 신제품 개발시 캘리포니아주 밀피다스에 있는 LSI로직이나 IBM 등 특수칩 제조업체들에 특별 주문하게 된다. 특수칩 제조업체들은 이에 따라 주문형 설계 칩 개발에 보통 12∼15개월 동안 1000만∼1500만달러의 비용을 투입하곤 한다.
하지만 가전회사들은 지금같이 침체된 경제 여건에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새로운 전자제품 개발을 위해 이 정도의 많은 비용과 긴 시간을 투입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새너제이에 있는 칩 제조업체인 자일링스와 알테라는 특수 주문형 칩의 대안으로 일명 프로그램 가능 논리 칩(PLD)을 수년 동안 적극 홍보해 왔다.
알테라는 고객사의 칩 개발 참여로 완전 개조된 자사 최초의 저가 PLD를 선보일 예정이다.
26억달러 규모의 PLD 시장에서 2위 업체인 알테라는 이 칩으로 116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이른바 ‘ASIC’ 특수칩 시장에서도 상당한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가트너데이터퀘스트의 브라이언 루이스 선임 반도체 분석가는 “요즘은 비용이 왕”이라며 “경기 하강기 이전만 해도 기술이 고급 전자제품의 핵심이었으나 지금은 모두가 비용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테라는 일명 ‘사이클론’이라고 불리는 이 신형 칩을 개당 4달러에 시판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른바 ‘캐노피’ 프로젝트에 이 칩을 사용할 계획인 모토로라 등을 사이클론 고객사로 이미 확보해 놓았다.
사이클론 칩은 상이한 무선 표준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술요원 지원없이 사용 현장에서 재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사이클론 칩의 대량 생산과 판매는 내년 1분기 이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자일링스도 자사 PLD ‘스파르탄’을 개당 2달러 55센트라는 저가에 판매하고 있다. 스파르탄은 자동차와 비디오 게임기, 가정 경비 장치 등 일부 가전제품에 사용된다.
LSI와 IBM 등 주문형 설계 칩 업체들도 뒤처지는 특수칩 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비용인하 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LSI는 2주 전 주문 제작 칩 설계 비용을 떨어뜨린 신제품 ‘래피드칩’ 시판에 나섰다. 반면 IBM은 고화질 TV 같은 거대시장을 겨냥해 프로그램 가능 주문 설계 방식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칩을 자일링스와 공동 개발중이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