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도체산업 지지부진 10년새 생산 절반 줄어

 러시아의 내수 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반도체 시장은 아직까지 여러 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리콘스트래티지스는 러시아의 반도체 기업들이 소련 시절의 잔재가 남아 있는 낡은 법과 회계관행 때문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첫 러시아 출신 SEMI유럽 및 CIS의 고문위원회 회원이며 러시아연방전자개발기금의 회장인 아나톨리 수코파로프에 따르면 실제 90년(소련 시절) 816개의 전자 기업이 운영됐으나 현재 러시아에는 270개의 기업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생산액도 당시 12억달러에 달했으나 10년이 지난 현재에는 오히려 절반 정도인 6억6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현재 러시아에 남아 있는 주요 반도체 설비는 젤레노그라드에 있는 미크론과 앵스트렘, 민스크의 인티그랄 등 3개에 불과하며 이 설비들은 반민영화된 상태에서 주식회사로 전환을 추진중이다.

 최근 러시아에서 개최된 SEMI 엑스포 CIS 2002에 참석한 퓨처허리즌스의 회장인 말콤 펜은 “정치·경제적 안정이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불러온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러시아에서 하이테크 분야는 아직 우선 투자 대상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인이 러시아를 믿기 시작했으며 투자가들도 다음 투자대상을 찾고 있다”며 러시아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밝게 보았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