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는 상당히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온라인게임산업협의회를 비롯한 6개 게임관련 단체가 게임 자율심의 추진 및 그동안 소홀히해 온 사회적인 책무를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한국게임산업연합회’를 출범시킨 것이다.
게임관련 단체들의 연합회 출범은 그동안 게임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이부처 저부처에서 경쟁적으로 출범시킨 단체나 장르별로 형성된 기존 단체와는 달리 기존 단체들이 모여 대정부 창구를 단일화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이번 연합회에 참여한 단체들 대부분이 이제 막 출범한 상태인 데다 PC패키지 게임이나 아케이드게임 관련단체가 빠져 게임단체 연합회로서의 대표성을 지니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고 부족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연합회는 ‘자율심의’와는 별도로 게임사업을 벌여 수익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또 건전한 게임문화 육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선언하는 등 게임기업의 역할에 대한 시각 제고에 나설 작정이어서 기대되는 바가 크다. 불과 6개월전 만해도 ‘수익성 확보’에만 급급해 게임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했던 게임관련 기업들이 건전한 게임문화가 정착돼야만 게임산업이 완전한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번 연합회 출범을 계기로 이같은 인식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온라인게임 등급분류제’가 이번 연합회의 출범 배경이라는 점을 들어 연합회 출범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게임업체들이 자율심의를 내세워 정부정책에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과도한 게임 이용으로 인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또 업체들이 이처럼 건전한 게임문화를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서기까지는 여러가지 배경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게임업체들 스스로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자정노력에 나서려 하고 있다. 이같은 업체들 스스로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사회 각 분야에서 지원과 격려가 필요한 때인 듯싶다.
<문화산업부·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