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업체간 특허 침해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휴렛패커드(HP)는 최대 스토리지업체인 EMC를 상대로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스토리지 특허권 7개를 침해했다”며 캘리포니아 북서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HP의 특허공세에 맞서 EMC도 HP가 소장을 낸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자사 본사가 있는 매사추세츠주 워세스터 법원에 “HP가 오히려 EMC의 스토리지 특허 6개를 침해했다”며 역제소에 나섰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 11일에도 EMC는 히타치의 미국법인인 히타치데이터시스템스(HDS)를 상대로 “HDS가 EMC의 특허권을 위반했다”며 소장을 낸 바 있으며 6일후에는 HDS도 “EMC가 HDS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역제소했다.
HP, EMC, 히타치 3사는 스토리지 네트워크 시장의 3강을 이루고 있는 메이저업체들이다.
HP는 소장에서 EMC의 주력 제품인 고성능(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스템 ‘시메트릭스’를 비롯해 중저가형 스토리지 시스템 ‘클라리온’과 다른 기업의 스토리지상 데이터를 복제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타임파인더’ 등이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HP의 특허권 침해 주장에 대해 EMC 대변인 앤 페이스는 “HP의 주장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우리가 HP의 스토리지 담당 고위경영인 마크 루이스를 영입한 데 대한 불만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HP 대변인 마크 스토우스는 “EMC와 특허문제를 원만히 합의하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하며 “하지만 이번 특허문제가 지난 7월 EMC와 맺은 협력전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엿다.
EMC, HP, 히타치 등 메이저 스토리지업체뿐 아니라 전문 스토리지업체인 브로케이드커뮤니케이션과 맥데이터도 스토리지네트워킹 장비 특허문제를 놓고 소송중이며 이미테이션과 퀀텀은 최근에야 소송을 마무리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스토리지 시장이 기업의 데이터 처리량 폭증으로 각광을 받고 있어 그만큼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특허 소송으로 서로 힘을 소비하기보다는 신기술 창출로 시장 파이를 키워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