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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등 정보기술(IT)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연구·개발(R&D) 관련 분야에서도 국경의 장벽이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미국 일렉트로닉엔지니어링타임스(EET)와 일본 닛케이일렉트로닉스가 공동으로 미국과 일본 등의 전자 및 IT 분야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의 임금 등 고용현황을 조사·분석한 보고서(Salary & Opinion Survey)를 통해 밝혀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 있는 선진국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인도, 러시아 호주 등 해외에도 연구소를 설립해 24시간 동안 R&D 체제를 속속 갖추고 있다. 또 반대로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와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와 동구 유럽 등 개발도상국 출신 IT 전문인력들은 높은 임금을 보장해주는 미국 등 선진국 노동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흔히 실험실 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됐던 연구소 연구원들. 그러나 인터넷 등 IT의 확산으로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이들의 활동무대도 전 지구촌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전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되면서 바야흐로 R&D 분야에도 ‘무한경쟁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미국 주간지 EET가 미국과 유럽 엔지니어 5900여명과 일본과 아시아 각국의 1200여명 등 총 7000여명을 대상으로 임금 등 고용현황을 조사·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먼저 EET가 미국 전자 및 IT 분야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미국 엔지니어가 외국 엔지니어와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54%를 기록해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가운데 무려 85%가 외국 엔지니어와 공동 연구하는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공동연구의 파트너로는 독일과 프랑스 등 서유럽(영국 제외)이 46%를 기록해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를 이어 영국과 인도가 각각 28%를 기록해 공동 2위를 차지했고 일본(25), 대만(22%), 한국, 동유럽(각 11%), 중국(8%), 이스라엘(4%), 싱가포르, 캐나다(각 3%), 말레이시아(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표참조
EET는 또 영국 엔지니어가 외국 엔지니어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비율은 미국보다 조금 높은 62%를 기록했고 외국 엔지니어들과 공동 연구하는 것에 만족하는 비율은 80%를 기록해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EET는 이번 조사를 통해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 있는 IT와 금융 등 다국적 기업 연구개발 책임자들이 인도 등에 각종 응용 프로그램 개발관련 업무를 통째로 맡기는 한편 중국과 러시아, 이스라엘 등에서도 우수한 과학기술자를 스카우트해 24시간 동안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비율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R&D관련 업무에 외국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에 대해 선진국 엔지니어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IT엔지니어 A 토신은 “전 지구촌이 하나로 통합되는 R&D도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국 인력을 활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수긍하면서도 “90년대 제품 생산을 아시아 각 국에 넘겨준 데 이어 R&D관련 업무까지 세계화라는 명분하에 외국 엔지니어들에게 의존하면 미국의 경쟁력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EET아시아는 일본 등 아시아 지역 IT엔지니어(1200여명)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에 32%가 현재 외국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별로는 남부 아시아(인도)가 64%를 기록해 IT 기업(엔지니어)들이 해외 협력에 가장 적극적이고 대만(31%), 한국(27%), 중국(25%) 등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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