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경 KT 사장과 표문수 SK텔레콤 사장이 2일 KT 민영화 이후 처음 만난다. 그러나 만남의 자리가 국회 국정감사장이어서 두 사람 모두 그다지 편치 않다.
정무위원회는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 국감을 진행하면서 통신시장 독과점과 관련해 이용경 KT 사장과 표문수 SK텔레콤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내 질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두 회사의 통신시장 독과점 문제와 불공정 경쟁 여부를 짚어볼 예정이다. 그렇지만 질의와 답변 과정에서 양사의 상호 지분보유 등의 핫이슈를 놓고 두 수장이 설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IT산업계는 이날 국감을 올해 국감 중 IT분야의 최대 하이라이트로 보고 있다.
이용경 사장(59)과 표문수 사장(49)은 10년 터울로 경기고와 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그렇지만 이 사장은 지난 2000년에, 표 사장은 2001년에 각각 KTF와 SK텔레콤의 사장을 맡으면서 라이벌 관계가 됐다. 올초 이후엔 공식적인 자리는 물론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마주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 사장은 SK텔레콤의 KT 지분 확보로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KT의 사장을 맡았다.
이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SK텔레콤의 경영권 위협을 강조하고 카드사업, 위성DAB사업 등의 사업 확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표 사장은 KT의 경영권을 장악할 의사가 없으며 신규 사업도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이 사장이 공격하고 표 사장이 방어하는 형세가 점쳐진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이러한 부담감 때문에 정무위에 증인 출석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무산됐다.
표 사장은 또 지난주말 제주도에서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10월부터 지분맞교환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깜짝 발표가 2일 국감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이날 정무위의 공정거래위 국감에선 벤처기업 부당 내부거래와 관련해 유용석 한국정보공학 사장, 김근 한글과컴퓨터 사장,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유영수 다음솔루션 사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국감에선 정무위가 과기정위를 대신했다”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