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실리콘밸리 경기침체 직격탄 고용 악화

 베이(실리콘밸리)지역은 지난 90년대의 하이테크 붐 당시 하급직보다 고급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해 낸 ‘독특한 노동시장’이었다가 경기가 하강하면서 상황이 다른 주보다 더 빨리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캘리포니아대 산하 노동고용연구소의 최신 조사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 연구소 루스 밀크맨 소장은 “당시에는 신경제 효과 덕분에 모든 곳의 경기가 붐을 이뤘던 것으로 얘기됐었다”면서 “하지만 연구 결과 매우 제한된 지역에서만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자금을 지원한 UC샌타크루즈의 정의·관용 커뮤니티센터 마뉴엘 패스터 소장은 붐이 끝나가면서 실업률이 매우 낮은 수준에 이르렀을 때는 하급직 근로자들도 혜택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경기침체 때문에 이 같은 혜택이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침체의 속도는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파견 근로자의 활용 증가와 관계가 있다. 캘리포니아주 전체의 파견업체에 의한 고용은 호황일 때 전체 고용보다 더 빨리 증가했다가 침체기에 갑자기 격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패스터 소장은 이에 대해 “시장의 변동성이 그 이전보다 높아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침체가 부분적으로는 순환적이라 일자리가 다시 창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역시 이번 연구에 참여한 UC버클리 노동교육연구센터 캐롤 자빈 회장은 “혁신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아직도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패스터는 “캘리포니아주의 경기가 과거보다 더 빨리 회복될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면서 “경기가 1∼2년 내에 회복되더라도 고용 면에서는 회복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는 일이 어느 정도나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2001∼2002 설문조사 자료도 나와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근로자의 절반 미만이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연장근로를 하도록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블루칼라에서 매니저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급 근로자들의 다수는 일은 물론 동료들과 같이 있는 것을 즐겨 연장근로를 한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40% 정도는 근무중 무선호출기나 휴대폰을 사용하고, 매니저급 88%를 비롯해 이 같은 통신기기를 가진 근로자들 대부분은 일과 관련해 일과후에도 통신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