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쳐다볼 때 느끼는 감정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혁신적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있다.
물론 이 아이디어는 별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휴대폰, 레이다, TV방송국, 차고문 개폐기 등이 신호를 전달하는 데 이용하는 바로 라디오 스펙트럼에 관련된 것이다.
일반인은 스펙트럼에 대해 일반인의 관념은 초기 라디오 발전시기의 기술로 고착화돼 버렸다. 당시의 전파송신기는 신호 전송시 상호 간섭이 없도록 스펙트럼의 아주 좁은 일부분만 이용하도록 고안됐다.
따라서 스펙트럼은 부동산처럼 제한된 것으로 취급됐다. 스펙트럼의 특정 부분, 예를 들어 휴대폰 주파수는 최근에는 가장 많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에게 할당됐다. 이용권이 없는 다른 이는 스펙트럼에 접근하는 것이 법률로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최근 ‘오픈 스펙트럼’이라는 운동이 서서히 부상하면서 스펙트럼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이 운동은 기술발전으로 상호 간섭없는 ‘스마트’ 송신기 제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스마트 송신기는 전파신호를 ‘듣고’ 이를 토대로 전송방식을 바꾼다. 예를 들어 스펙트럼의 일부가 혼잡할 때는 다른 부문을 이용하는 식이다.
간섭문제가 없으니 스펙트럼을 나눌 필요성도 없다. 스펙트럼이 나뉘지 않으므로 원하는 만큼 수용할 수 있어 광대역 부족문제도 사라진다. 자동차 AM라디오의 주파수 표시 숫자는 스펙트럼의 극히 일부만을 나타낸다. 같은 척도로 이용 가능한 모든 스펙트럼을 표시할 경우 라디오 디스플레이의 폭은 24마일이 돼야 한다.
오픈 스펙트럼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1년여 남짓. 오픈 스펙트럼 지지지들은 다양한 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일부는 철학적으로 대중을 중시하는 ‘오픈 소프트웨어’ 세계 추종자다. 그 중 한 사람인 뉴욕법대 요차이 밴클러는 이 주제에 대한 논문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들 이외의 다른 오픈 스펙트럼 지지자들은 좀 더 기술 지향적이다. 데이비드 P 리드, 티모시 J 세퍼드, 드웨인 핸드릭스는 오픈 스펙트럼의 기술적 측면에 대해 많은 글을 쓴 존경받는 과학기술자들이다.
오픈 스펙트럼 진영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지자로 자처하는 이 중에는 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스펙트럼 분배 사무국 책임자 데일 햇필드, 업계의 고전인 ‘와이어리스 스펙트럼 파인더’ 저자인 컨설턴트 베네트 Z 코브가 있다.
이동통신회사들도 오픈 스펙트럼에 주목하고 있다. 스티브 샤키 모토로라 스펙트럼 표준 전략실장은 자사는 오픈 스펙트럼의 혁신적 요구 일부를 아직 수용할 수 없으나 그 핵심 아이디어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연구소에서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스펙트럼의 6% 가량을 통제하고 있어 라디오와 TV 다음으로 미국에서 스펙트럼을 가장 많이 쓰는 기관이다. 스티븐 프라이스 국방부 스펙트럼 담당 차관보는 오픈 스펙트럼의 가능성을 아직 말하기는 이르지만 국방부 역시 보다 스마트한 송신장치를 개발해 사용 가능한 스펙트럼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방부의 고등연구프로젝트청(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은 최근 오픈 스펙트럼 관련 기술연구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첨단 연구 프로젝트국의 베테랑들이 FCC에서 일하고 있다.
오픈 스펙트럼 지지자들은 법이 규정할 것은 전송 스펙트럼의 장소가 아니라 전송장치가 새롭고 열린 스펙트럼 세계에 적합하도록 만드는 설계라고 꼽는다.
오픈 스펙트럼 지지자 사이에는 오픈 스펙트럼의 범위를 놓고 약간의 이견이 있다. 열렬한 오픈 스펙트럼 지지자들은 스펙트럼 전부가 완전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좀 더 신중한 그룹은 일부 부문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계속 규제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이다.
오픈 스펙트럼 지지자들은 스펙트럼이 늘어나면 주파수 부족현상이 없어져 무한한 가능성이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가정이나 사무실 기기들을 연결시켜주도록 설계된 ‘와이파이’ 무선 네트워크 발전이 전체 이웃을 연결시켜주고 있는 사례로 꼽는다.
오픈 스펙트럼 세계에서는 캠코더로 자녀의 학교 연극을 보여주는 DVD 화질의 비디오를 할머니가 시청하는 TV에 곧바로 생중계할 수 있게 된다.
오픈 스펙트럼 세계는 아직 5∼10년이 더 있어야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휴대폰의 빠른 발전의 역사에서 보았듯이 꿈같이 여겨졌던 일도 충분히 실현될 수 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