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P2P업계)가 하면 우리(음반업계)도 한다.”
오프라인 음반업계가 인터넷 파일교환(P2P) 업체들을 겨냥한 맞대응에 나섰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MI·BMG·워너뮤직 등 음반업체들은 지난 3일(현지시각) 무료 음악다운로드 사이트(DigitalDownloadDay.com)를 개설, 영국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1주일 동안 엘비스 프레슬리를 비롯해 콜드데이·디도 등 영국과 아일랜드 뮤지션 6000명의 노래 10만곡을 공짜로 다운로드하도록 했다.
네티즌들은 이 사이트에 접속해 노래를 스트리밍해 곧바로 듣거나 다운로드해 CD에 구울 수 있다. 더욱이 노래 500곡을 다운로드하면 5파운드의 인터넷 머니를 받을 수 있어 네티즌들로서는 ‘꿩먹고 알먹고’인 셈.
인기가수 피터 가브리엘이 공동 창업자로 참여하고 있는 OD2가 기술지원 업체 자격으로 참가한 이 사이트의 개설 목적은 네티즌들에게 유료 파일 다운로드의 이점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P2P 등장이후 CD 판매격감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음반업계는 지난 수년간을 ‘P2P 누르기’에 전념해왔지만 대표적인 P2P 서비스 냅스터만을 폐쇄시켰을 뿐 카자나 모르페우스 등으로 이어지는 P2P의 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음반업계는 P2P에 뒤지는 원인이 무엇보다 지금까지 무료파일에 대한 유료파일의 장점이 네티즌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다운로드닷컴 개설을 계기로 저작권이 있는 유료 음악파일의 장점을 소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음반업계는 무료 음악파일 교환이 범법행위인데다 책임 주체가 없어 파일상태가 온전하지 못한 경우도 자주 있으며 특히 인터넷을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파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치적 측면만 본다면 디지털다운로드데이 사이트는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비스 당일 하루동안 시간당 1만5000명이 접속해 음반업계의 기대를 훨씬 넘어섰다. 특히 영국과 아일랜드 네티즌들에게만 접속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가 몰려 “접속속도가 느려지고 있어 다음에 접속해줄 것”을 네티즌들에게 요청하기도 할 정도였다.
음반업계는 그러나 홍보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P2P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법정싸움을 계속한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음반업계가 힘을 합쳐 대응할 경우 P2P와 생존을 건 일전에서 뒤지지 않을 것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음반업계의 대처가 여전히 효과적이지 않다”며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법적인 대응이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공짜를 공짜로 막는’ 전략 역시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