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어나가는 현금을 막아라.’
미국의 소매 유통업체들이 현금을 빼돌리는 일부 직원들과의 전쟁에 들어갔다.
C넷은 미국의 소매업체들이 내부 직원들의 현금 절취에 따른 피해가 늘어나면서 소프트웨어, 무선 태그, 폐쇄회로TV 등 각종 하이테크 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소매업체가 지난 한해 직원들의 현금 절취와 신용사기 등으로 인해 입는 피해가 무려 15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금 절취 사례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고객이 가져온 여러 가지 물건 중 일부를 바코드 입력을 누락시켜 차액을 챙기는 방법. 이 경우 고객은 물건 값을 모두 지불했고 현금등록기의 잔액도 맞아 떨어지는데 현금과 물건은 사라져 업주 입장에서는 단순히 좀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피해액이 늘어나면서 소매 업자들은 직원들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플로리다대학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소매업체 중 57%가 바코드와 스캐닝 기법을 사용하고 있고 74%는 의심되는 거래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계산대에 설치했다.
직원의 절취를 막기 위해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일련의 규칙을 통해 거래상의 문제점을 찾아내주는 소프트웨어의 도입이다. 이같은 소프트웨어는 반품이나 거래 취소, 판매 실적, 판매와 거래 취소 비중 등의 표준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상점과 개별 직원의 실적을 추적, 문제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
리테일엑스퍼트, 트리버시티, NSB리테일시스템스&데이터밴티지 등이 이같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전문업체이며 일부 소매 업체들은 직접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리테일엑스퍼트의 CEO인 개렛 나이트는 “지금까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찾기 위해서는 보고서를 샅샅이 살펴보아야만 했다”며 “새 소프트웨어는 거래 데이터를 샅샅이 살펴 예외를 찾아내준다”고 말했다.
무선주파수를 이용하는 태그의 사용도 늘고 있다. 소형 반도체를 제품에 부착시켜 무선으로 추적하는 이 기술은 소매업체가 창고에서 출하된 재고와 상점에 배포된 재고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소매 업자들은 무선 태그를 시험운영하는 단계다. 그러나 포레스터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짐 크로포드는 “태그가 1.5×1.5인치 정도로 크기가 작아 손실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이밖에 폐쇄회로 TV 데이터와 거래기록을 통합시켜주는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내부 모니터링 요원이 한 상점에서 폐장시간에 가까워 많은 반품이 발생한다면 폐쇄회로에 찍힌 비디오테이프를 보고 해당 상점에서 벌어진 일을 알 수 있도록 해준다.
내부직원의 절취를 막아주는 하이테크 제품을 도입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그것에 대한 효과도 작지않은 만큼 이같은 제품의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