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가니스탄, 제2 이통사업자 선정
○…‘아가 칸 경제개발기금’(AKFED)이 주도한 국제 컨소시엄이 지난 5일 아프가니스탄의 제2 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됐다.
프랑스의 미디어 대기업 비벤디와 통신업체 알카텔 등이 참여한 이 국제 컨소시엄은 이날 아프간 최초로 실시된 공개경쟁입찰에서 제2 GSM 사업자로 확정됐다. AKFED 컨소시엄이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인베스트컴 인터내셔널’을 제치고 최종 낙찰됨으로써 ‘아프간 와이어리스 커뮤니케이션 컴퍼니’(AWCC)가 독점하고 있는 아프간 GSM시장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AWCC는 올해 초부터 아프간 주요 도시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시작해 2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KFED 측은 6개월 안에 5개 대도시 인구의 절반에 고품질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AWCC가 제공하지 못하는 문자 메시지, 음성 메일, 글로벌 로밍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 아프리카, 인터넷·이동전화 확산
○…아프리카에서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사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UN 정보통신 기술 태스크포스(UN ICT)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전화를 통한 인터넷 접속은 지난 18개월 동안 20%가 증가했으며 이동통신 사용자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인터넷망 등을 통해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는 전화접속을 이용하는 사람보다 빠르게 늘어났으며 그 비율은 세계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카페나 기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공공장소도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늘고 있다. 또 이 보고서는 최근 5년 동안 증가한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20세기 100년 동안의 유선전화 가입자보다도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IT 현황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라고 이 보고서는 평가했다. 워낙 열악한 환경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선진국과의 간격을 좁히기 힘들다는 것. 미국·유럽의 경우 2명 중 1명이 인터넷을 이용하지만 아프리카에선 250명 중 1명만이 인터넷에 접속할 뿐이다.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은 최근 뉴욕에서 열린 UN ICT 회의에서 “IT는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을 위한 중요한 도구 중 하나”라며 “아프리카는 IT를 통해 세계 경제의 일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 방글라데시, 여성들이 전화 대여 사업
○…방글라데시의 여성들이 한 은행의 지원으로 이동전화 대여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전화가 거의 없는 방글라데시의 시골 주민들이 쉽게 전화를 쓸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사업을 하는 여성들의 생활 여건 개선에도 기여를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에서 대출 받아 전화 대여사업을 하는 ‘그라민 폰 레이디’는 5만명에 달한다. 사람들은 집이나 가게에서 이동전화를 빌려주는 이들 덕분에 멀리 떨어진 친척에게 소식을 전하고 급한 환자가 있을 때도 빨리 병원에 연락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는 전화보급률이 낮고 사우디 아라비아나 말레이시아 등 외국에 나가 일하는 사람이 많아 전화 대여 사업은 수익성이 높다. 실제로 이들 ‘그라민 폰 레이디’들은 방글라데시 평균 소득의 2배가 넘는 연간 1000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사업은 여성만이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폰 레이디들은 “경제력이 있을 때만 생활이 개선되고 사회적 존중도 얻을 수 있다”며 만족해한다. 그라민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소액 신용 대출을 통해 대형 은행으로 성장했다.
- 세네갈, 이동전화로 농산물 가격 정보 알려 주는 서비스 인기
○…세네갈의 농민들에게 농산물의 가격 정보를 이동전화로 알려주는 서비스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세네갈과 프랑스 기업이 합작 설립한 마노비란 회사는 수도 다카르 일대의 시장을 다니면서 수집한 가격 정보를 WAP 방식 이동전화로 중앙 서버에 입력한다. 농민들은 시장에 가기 전에 이동전화로 농산물 가격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세네갈 농민들은 시장에 직접 가기 전까진 가격을 알 길이 없어 중간 상인의 농간에 놀아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마노비 서비스의 등장으로 농민들은 중간 상인에게 파는 것보다 2배의 값을 받을 수도 있게 됐다. 일부 농민은 인기 있는 작물만을 길러 가장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는 시장에만 팔기 시작했다. 또 마노비의 정보로 중간 상인과의 협상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세네갈 인구의 70%가 시골에 살며 대부분은 마노비 외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없다. 마노비는 국영 통신사와 협상, 서비스의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사진설명 - 이동통신 기술이 방글라데시, 세네갈 등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