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틈새시장을 찾아보자" 중소 VoIP업계 생존 몸부림

 중소 인터넷전화(VoIP)업체들이 생존 차원에서 해외 틈새시장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들 VoIP 업체의 해외시장으로의 ‘엑소더스’는 국내 대기업 계열 별정통신사업자들과 일부 기간통신사업자 등 대형업체들이 기업용 인터넷전화 시장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데다 KT 등 시내전화 사업자들의 기존시장 지키기가 충돌, 입지가 급속히 좁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VoIP 업체의 한 사장은 “자금력을 가진 대형업체들이 장비판매시 기업에 유리한 결제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중소업체들이 점차 밀리고 있다”며 “생존전략 차원에서 해외의 틈새시장, 특히 통신독점 구조를 탈피하고 있는 인도·싱가포르 등으로의 진출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텔링커(대표 허철수)는 아프리카시장 공략을 위해 스위스 C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스위스 및 프랑스에 게이트웨이 장비를 설치하고 개인 VoIP 단말기와 선불통화카드 판매를 통한 서아프리카와 유럽간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협상을 추진중이다. 또한 인도의 ISP업체인 J사, 중국의 대형통신사업자에 게이트웨이 장비, 빌링시스템 등 솔루션 공급과 국제전화 연결서비스 제공을 포함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큰사람컴퓨터(대표 이영상·장택수)도 미국 법인을 기점으로 터키·이란·방글라데시 등 15개 미개척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아이투라인(대표 오한균)은 인도네시아 사업자에 제안서를 넣고 있다. 텔레프리(대표 한형남)는 베트남·수단·케냐·우크라이나·크로아티아 등의 한국인 사회를 대상으로 시장개척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큰사람컴퓨터 이영상 사장은 “통신시장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국가의 경우 이름이 잘 알려진 미국업체보다는 한국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틈새시장 공략의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장비를 포함한 기술적인 노하우 확보와 현지 통신시장의 규제실태에 대한 명확한 파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텔링커 허철수 사장은 “게이트웨이 장비와 빌링시스템 등 솔루션을 완비하고 국제회선 연결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해외시장 개척의 필수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부도가 나 등록이 취소된 한 업체의 경우 자체 장비없이 무리한 해외진출을 시도, 거액의 장비에 대한 클레임을 당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프리의 경우는 몇몇 국가에서 단말기 판매 외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계획했으나 외국사업자의 활동영역이 좁아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