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온라인게임 가능성 FF11 성공에 달려

 요즘 일본 게임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파이널 팬터지 일레븐(FF11)’이다. 이 제품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90년대 최대 히트작이라는 점이다. 파이널팬터지 시리즈는 보통 출시하면 100만장이 넘게 팔리는 히트작이다. 시리즈 중에는 무려 300만장이 넘게 팔린 타이틀도 있다. 전세계 게이머치고 파이널팬터지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이보다도 ‘FF11’은 온라인게임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미 PC용 온라인게임이 득세하고 있지만 일본시장에선 아직 온라인게임이 생소한 단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장르인 온라인게임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지 고민하고 있는 일본 게임소프트웨어 제작업체들로서는 이번 FF11 성공 여부가 자신들의 시장 참여 잣대로 여겨지고 있다.

 공식자료는 없으나 현재 FF11의 유료 회원수는 12만명을 약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 이를 놓고 실망의 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이는 스퀘어가 FF11을 서비스하기 직전인 지난 5월, 업계는 FF11이 50만명을 넘어서면 대형 게임제작사들이 적극적으로 온라인게임 제작에 나설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12만이란 수치를 놓고 성급하게 “일본 시장 풍토에서는 온라인게임이 발 붙이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FF11이 실패하면 그 이유는 명확하다. FF11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PS)2를 플랫폼으로 하는 온라인게임이다. 따라서 FF11을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 게임타이틀을 7800엔에 사고 별도의 월 이용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여기에 PS2에서 인터넷 접속하기 위한 별도 장치인 ‘BB유닛(약 1만8000엔)’을 구매해야 하며 또한 브로드밴드 회선에 가입해야만 한다. 웬만한 게임 마니아라고 해도 선뜻 결심하기엔 초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여기에다 서비스 초기에 서버가 다운되는 등 운영 미숙도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부정적인 실상 외에도 일각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사서 업데이트할 필요 없이 한번에 끝낼 수 있는 ‘클리어’한 가정용 게임기에 비해 온라인게임은 특유의 지속성(업데이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스퀘어측은 지금까지 서비스를 탈퇴한 회원은 수백명선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미 게임유통사에서는 이용자들이 스퀘어에 월사용료를 내느라 매달 사던 게임소프트웨어의 수를 줄이고 있다고 경계하기 시작했다. 또한 오직 스퀘어 혼자의 힘으로 제로인 인프라를 12만명으로 늘렸다는데 의미를 두기도 한다. 한 작품을 위해 12만명이 하드웨어를 구비한 셈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코에이의 ‘노부나가의 야망’ 등 새 타이틀 출시가 이어지면 PS2용 온라인게임 인프라가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긍정론자들은 FF11의 성공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가정용 게임기가 새롭게 도전하는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첫번째 도전자로 나선 FF11. 실패든 절반의 성공이든 FF11의 실적은 앞으로 게임제작사뿐만 아니라 SCE, 닌텐도, MS 등 하드웨어제작사 모두에 향후 게임 시장 전략 수립을 위한 하나의 지침이 될 것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