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NTT 접속료 인상 인터넷전화 `비상벨`

 일본 통신사업자가 NTT의 유선통신 회선을 이용할 경우 지불하는 접속료가 내년부터 크게 오를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일본 인터넷전화(VoIP) 보급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인터넷전화 시장은 총무성이 최근 050으로 시작하는 11자리 번호를 인터넷전화에 부여키로 결정하면서 급류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인터넷전화의 무기인 ‘값싼 요금’이 NTT에 지불하는 접속료 인상으로 인해 희석될 경우 예상만큼의 보급속도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접속료 상승은 지난 2000년 최고조에 달했던 전화 통화량의 급속한 감소에 근거한다. 접속료는 망 구축비용을 사용기간의 통화량으로 나눠 책정된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현행 ‘장기증분비용’(LRIC) 방식을 실비용 정산방식으로 바꾸는 문제와는 별도로 통화량의 감소는 바로 접속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즉 망 구축에 따른 비용을 산정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구축했을 경우에 드는 금액으로 하든 실제 NTT가 사용한 비용(실비용 정산방식)으로 하든 마찬가지인 셈이다.

 총무성의 자문기관인 정보통신심의회는 최근 산출기준이 되는 통화량을 지금까지 99년 수치를 사용하던 데서 내년부터는 적용기간의 예상치를 사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NTT동·서의 자체 예측에 따르면 2003년의 총 통화시간은 2001년보다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대로 접속료를 결정할 경우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하다. 중계교환기 접속요금의 경우 올해 4.78엔에서 내년 최대 7엔 전후까지 약 50% 상승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통신사업자가 바로 인터넷전화 사업자다. 파격적인 가격으로 통신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인터넷전화에 있어 접속료 인상은 통화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잃어버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발착신 양쪽 단자에서 중계교환기에 접속하는 퓨전의 인터넷전화 서비스는 현재 전국 균일 3분에 20엔이다. 한쪽만 접속하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BB폰’은 7.5엔이다. 양사 모두 상승폭을 흡수해낼 여지가 없다. 퓨전의 한 관계자는 “접속료 인상이 현실화되면 통화료를 높여 이용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NTT의 의도대로 접속료 인상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경쟁 통신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KDDI, 퓨전 등은 접속료 산출의 기준이 되는 망 구축비용이나 통화량 산정이 NTT측에 의해 자의적으로 결정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번달에 있을 미·일 접속료협의에서 미국측이 접속료 인상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에따라 총무성이 이번달에 발족시켜 통화량 예측치를 확정할 ‘트래픽예측연구회(가칭)’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래픽예측연구회가 11월에 발표할 예측치가 NTT가 예상하고 있는 2003년 통화량이 아닌 지난 2001년 통화 실적을 그대로 2003년도 예측치로 채택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